건강한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규제법 개선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행정지도를 우선 뜯어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생계형 위주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이고 성장성 있는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관심을 보았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캠퍼스서울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스타트업의 성장과 도약을 위한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발표회를 열었다.
이 날 토론자로 참여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김태호 운영위원(풀러스 대표)은 스타트업들의 사업에 있어 규제도 무섭지만, 행정지도란 이름의 비법규제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금 스타트업은 수십 년 전 법규와 싸우고 있다. 이 규제가 미래를 잡고 있는데, 심지어 과거의 칼이 미래를 이긴다”면서 “행정지도란 이름으로 이뤄지는 비법규제가 더 많고 무섭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보이지 않는 행정규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에 규정되지 않은 사업을 전개할 경우 공무원들이 피해를 입을까 해서 어떻게든 법에 넣으려는 행태도 비판했다.
김병관 의원은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충돌이 발생하는데, 규제법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법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면서 “규제 개선 방향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행정력을 이용해 가이드라인도 풀어주고, 감사원이 공무원의 행동을 제약하는 것도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정부, 양적인 지표 버려야...벤처 투자해야 일자리 생겨”
이어 김 의원은 정부 기관의 스타트업 지원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70%에 가까운 생계형 스타트업 지원에 예산을 들인다고 해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김병관 의원은 “정부는 양적인 지표들, 자신에 유리한 지표를 갖고 잘하고 있다고 포장하는데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며 “벤처 기업 환경이 좋아진 것처럼 양적 성장은 했지만 왜곡된 측면이 많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타트업들이 중견 기업, 대기업이 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이런 성장성과 혁신성을 지닌 벤처에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길석 한국창업학회장은 생계형 창업을 혁신형 창업 문화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 회장은 “창업을 주도하는 정부가 목적을 일자리 창출에 과도하게 두다 보니 60% 이상이 생계형 창업”이라면서 “저성장 시대에는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구조지만, 창업은 특성상 실패 확률이 굉장히 높다. 일시적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지 모르지만 또 다시 실업 문제로 연겨로디는 구조적 문제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창업 문화를 기술 혁신형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숫자와 매출에 대한 평가가 창업 문화를 왜곡시키는 문제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의 혁신 대책 마련해야”
한편 축사를 맡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공무원을 뽑는 방식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접근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혁신적인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에 투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느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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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은 “전세계 스타트업 80%를 미국과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뭔가 깨뜨리지 않으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국회가 11조2천억 추경을 갖고 공무원 늘리고, 복지 늘리고, 노동 시장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이런 단기적인 접근 말고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의 혁신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가 살 길은 젊은 기업가를 발굴하고 다시 도전하게 해주고, 최소한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을 마련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혁신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