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알렉사, '911 범죄신고' 어떻게 했을까

유선전화 연결 불가…美 경찰발표에 의문제기

홈&모바일입력 :2017/07/12 09:16    수정: 2017/07/12 10:5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아마존 알렉사로 어떻게 911 신고 전화를 할 수 있었을까?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 똑똑한 인공지능(AI) 스피커가 권총으로 위협하는 한 남성을 경찰에 신고해 화제가 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인근 마을에서 에두아르도 바로스 씨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여자 친구와 그의 딸을 권총으로 위협하다가 긴급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911 가정폭력센터에 문자를 발송한 AI 스피커는 아마존 알렉사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뉴멕시코 경찰은 “녹음된 기록에 보면 여성이 ‘알렉사, 911에 전화해’라고 소리치는 걸 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아마존 알렉사는 긴급 재난 전화인 911에 전화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 에코와 에코닷 스피커. (사진=씨넷)

미국 씨넷에 따르면 알렉사는 아마존 에코 기기나 알렉사 앱이 깔려 있을 때만 소통할 수 있다. 실제 전화 번호인 911에 신호를 보낼 순 없단 얘기다.

물론 알렉사에도 통화를 할 수 있는 여러 IFTTT 명령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 때도 본인의 전화로 거는 것만 할 수 있다. 외부 유선 전화와 연결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씨넷이 전했다.

아마존 측 역시 씨넷과 인터뷰에서 “수신하는 쪽에서도 에코 기기나 알렉사 앱이 탑재돼 있으면서 동시에 와이파이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씨넷에 따르면 뉴멕시코 경찰엔 사건 발생 당시 에코 기기나 앱이 설정돼 있지 않았다.

■ "유선전화로 연결됐는데 왜 굳이 알렉사에 신고하라고 했나"

이상한 부분은 또 있다. 뉴멕시코 경찰 기록에는 신고자가 “알렉사, 911에 전화해”라고 외친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경찰과 전화로 연결된 상태에서 왜 굳이 알렉사에게 신고하라고 소리쳤는지도 분명치 않다고 씨넷이 지적했다.

이에 대해 뉴멕시코 경찰 측은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911 신고 전화가 들어왔으며, 피해자들이 알렉사에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 뿐이다”면서 “그들이 어떤 기기를 사용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가정 전화 시스템에 스마트 스피커가 연결돼 있다는 게 뉴멕시코 경찰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마존 측은 “그건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아마존 측은 씨넷과 인터뷰에서 “알렉사가 서드파티 통화 서비스나 유선 전화와 연결해서 911 신고 전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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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 기사는 ‘알렉사로 범죄 신고를 했다’는 경찰 발표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마존 측 역시 현재 기술 방식으론 그런 신고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똑똑한 AI 스피커가 범죄를 막았다는 ‘미담 사례’는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