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4시간 내 혐오발언 차단 안 하면 벌금 부과

페이스북-트위터 등 영향 받을 것으로

인터넷입력 :2017/07/02 13:35

손경호 기자

독일이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가 24시간 내에 불법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하원은 최대 5000만유로(약650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법안을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통과시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또한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사전에 인지할 수 있거나 직접 접근이 가능한 것,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사용자들이 개선을 요청한 사항을 효과적이면서 투명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도록 요구한다.

독일은 그동안 혐오발언을 상당히 엄격하게 규제해왔다. 앙겔라 메르켈 정부는 특히 관련 법을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까지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오랫동안 검토해왔다.

독일 법무부 헤이코 마스 장관.

독일 법무부 헤이코 마스 장관은 "이 법안은 공포와 위협의 분위기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또한 독일 연방하원에서 "표현의 자유는 날카롭고, 추악한 표현들도 포함하지만 형법이 시작되는 곳에서 이러한 자유도 끝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포함한 주요 소셜미디어들은 그동안 자사 서비스 내에서 인종, 종교, 나이 등에 따른 혐오발언을 줄이는데 노력해왔다.

최근 유럽연합(EU)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자사 서비스에서 과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증오발언이 제거됐다고 설명했으나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페이스북은 월간 사용자수가 20억명을 넘어섰다. 이 서비스는 매주 6만6천개에 달하는 증오발언이 담긴 콘텐츠를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하원은 수 년 간 소셜미디어가 사람들의 매일 일상에 더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보다 혐오발언을 없애는 것을 우선해야한다는 쪽으로 마음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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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하원의 결정에 대해 페이스북측은 "페이스북은 혐오발언과 싸우려는 독일 정부의 목표를 공유하며 불법 콘텐트를 제거하는데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 시민사회, 산업계에 공동으로 대응할 때 최적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러한 법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진전시키는 것은 아니다"라고 에둘러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