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SK 등 4대 그룹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간의 첫 만남을 앞두고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벌 저격수'라는 꼬리표가 달릴 만큼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주창해 온 김상조 공정위원장과 재계를 대표하는 실무 경영 수뇌부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간담회를 갖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23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
여러 관측과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이 자리에서는 김 위원장이 내정 직후와 취임 직후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대기업 집단에 대한 감시와 법 집행을 보다 엄중히 하겠다는 그동안 일렬의 발언에 대해 설명하고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발맟춘 자발적인 개혁과 변화를 요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재벌 개혁은 재벌을 해체하자는 것이 아니다", "재벌도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 "재벌 개혁의 큰 목표는 경제력 집중 억제와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4대 그룹을 콕 집어서 일자리 몰아주기나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불공정 하도급 관행 등을 집중해서 들여다보겠다고 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기업 집단국 신설도 추진 중이다.
그동안 기대와 우려 반으로 이를 지켜봐온 재계는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에 대한 진위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묻고 기업의 현실과 법 준수에 대한 협력 등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시 경제공약 사안인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제도 등 상법개정안의 재추진에 대한 재계의 우려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첫 만남인 만큼 반발보다는 건설적인 대안 마련에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탐색적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A기업 관계자는 "애당초 공정위 측에서 (간담회에)오너가 아닌 실무 경영진이 참석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 온 만큼 대기업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오가기 보다는 주로 (새 정부 재벌 정책에 대해)듣는 자리가 될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이 기업 사정에 밝고 현실적인 문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건설적인 대화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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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기업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기조를 예의주시하면서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 골목 상권 등에 대한 점검과 고민 많이 했다. 이에 대한 변화와 동참의 뜻도 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4대 그룹 개별사 뿐만 아니라 10, 20대 그룹사의 전반적인 현안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또는 이상호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