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료 폐지, 이통사 독과점만 견고해진다”

알뜰폰 업계 "LTE에서 경쟁력 갖게 할 제도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7/06/13 16:54    수정: 2017/06/14 11:32

알뜰폰 업계가 통신비 인하 방안은 이동통신 3사의 기본료 폐지보다 유효경쟁체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알뜰폰을 통해 실효성 있는 통신비 인하 대안을 찾으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13일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시장 독과점으로 통신비 인하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인위적인 정부의 시장 개입보다 알뜰폰 제도 개선을 통한 서비스 공급시장 활성화가 합리적인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통 3사의 기본료가 폐지될 경우 알뜰폰의 적자폭이 늘어나 협회 회원사 대부분이 도산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경쟁축의 하나인 알뜰폰 사업자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오히려 이통 3사의 독과점 체제를 더욱 견고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뜰폰 사라지면 다시 이통사만 남는다

결국 이통사 독과점 강화, 알뜰폰 회사의 퇴출로 인한 일자리 축소 등 휴대폰 기본료 폐지로 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큰 틀의 정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1년 알뜰폰(이동통신 서비스 재판매)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직접 망을 구축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 절감 효과로 이통사보다 싼 요금을 내세워 7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그간 정부가 내놓은 통신비 인하를 위한 경쟁정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3만원대 중반인 이통3사의 회선 당 요금에서 1만1천원을 일괄적으로 없앨 경우, 3G 요금을 기준으로 1만원대 중반의 ARPU를 보이고 있는 알뜰폰 서비스는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알뜰폰은 가입자 700만 돌파로 전체 국내 휴대폰 가입자의 두자릿수 비중까지 차지했지만, 여전히 업계 전체가 적자 구조를 개선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 현상이 빚어지면 고정비용은 그대로인데 매출이 급감하며 영업손실 폭이 커진다는 것이다.

즉, 3G 통신 기준으로 40% 대의 점유율로 이통사와 대등한 경쟁을 펼친 알뜰폰이 한 순간에 무너지면 결국 이통 3사의 서비스만 존재하는 독과점 시장 구조가 더욱 견고해진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40곳 가량의 알뜰폰 회사가 시장에서 철수하게 되면 직접 종사자만 3천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 “알뜰폰으로 통신비 추가 절감 충분히 가능”

기본료 폐지가 순간적인 단순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더욱 견고해진 독과점 시장 내에서는 소비자 후생의 후퇴를 맛볼 수 밖에 없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기본료 폐지를 강행하려는 국정기획위 앞에서 실질적인 통신비 부담 절감 방안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협회 측은 “2G, 3G 외에도 LTE 시장에서 알뜰폰이 경쟁 대안이 되면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며 “LTE 도매제공대가 조정, 도매대가 회선 기본료 폐지, 알뜰폰 사업자 지위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LTE 시장에서 알뜰폰 업계의 점유율은 3% 대다. 3G 통신과 달리 이통 3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아직 유효한 경쟁축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이를 두고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LTE 도매제공대가로 알뜰폰 회사들이 더 저렴한 요금 구조를 설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도매제공대가를 알뜰폰과 이통사 매출배분비율을 75대 25 정도 수준으로 조정하면 월 데이터 6GB 서비스를 3만원대에 선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또 도매대가 회선 기본료 폐지도 요구했다. 이 기본료는 알뜰폰 회사가 가입자 한명을 유치했을 때 이통사에 내야 하는 2천원의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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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알뜰폰의 제로요금제를 예로 들어 이통사의 기본료 폐지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적자를 감수하면서 가입자 규모를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놓은 상품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가입자(회선) 당 2천원의 도매대가 기본료, 월 400원대의 전파사용료만 없으면 알뜰폰이 이통 3사와 충분한 시장경쟁을 불러일으켜 통신비 인하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