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실내 드론 비행장 DJI아레나. 30일 드론 업체 DJI는 이 곳에서 신제품 출시 간담회를 열고 소형 드론 '스파크'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스파크는 '남녀노소 누구나 맨손으로 즐긴다'는 콘셉트의 소형 드론이다. DJI 측은 드론을 만져본 적 없는 초심자라 할지라도 몇 분 안에 제품을 완벽히 조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말일까. 드론을 태어나서 처음 접한 기자가 이날 드론 스파크를 직접 만져보고, 이륙과 착륙 위주의 간단한 기능들을 작동해봤다.
■ '나만 바라봐'…이륙부터 비행 촬영까지 손 하나면 끝
스파크는 간단한 손동작만으로도 조종할 수 있다. 장소에 구애받지도 않고, 별도의 컨트롤러도 필요없다. 전원 구동부터 비행, 착륙까지 이르는 전 과정이 손 하나로 이뤄진다. 일명 '제스처 모드' 덕분이다.
물론 스마트폰에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에 기기를 조종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초보자도 몇 가지 제스처만 익힌다면 쉽고 능숙한 조종이 가능했다.
스파크는 사용자를 인식한다. 인공지능(AI)에 적용되는 '딥러닝' 기술을 통해서다. 이에 대해 문태현 DJI 한국법인장은 "스파크는 다양한 사람의 제스처를 인식할 수 있다"며 "다양한 고객들이 기기를 사용할 것을 대비해 여러 종류의 변수가 입력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스파크를 처음 마주한 순간 떠오른 느낌은 마치 애완동물같다는 것이었다. 주인만을 쳐다보며 졸졸 따라다니는 애완동물처럼, 스파크는 사용자의 손동작과 움직임에 집중했다. 현장서 몇몇 기자들은 "집에 스파크 한 마리 들여놓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먼저 전원을 구동하기 위해 본체 후면부에 위치한 전원 버튼을 빠르게 두 번 눌렀다. 마우스의 왼쪽 버튼을 더블클릭하는 느낌이었다.
그로부터 약 3초 뒤 전원이 켜지면서 초록색 불이 들어왔다. 기기에서 엔진 소리가 나면서 프로펠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 때 재빨리 손을 놓자, 드론은 제 자리에서 날고 있었다. 스파크는 이 짧은 순간에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사용자를 인식하고 움직임을 파악했다.
여 기능엔 DJI만의 팜컨트롤(Palm Control) 시스템이 적용됐다. 드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고 안정적으로 기기를 조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향 전환도 단순하면서도 수월했다. 손을 사방(四方)으로 천천히 움직이면 기기가 그에 맞춰 따라 움직였다. 드론이 너무 멀리 이동했을 때엔 손을 왼쪽 어깨에 올리는 제스처를 취하다가 양 팔을 크게 벌리면 된다. 그 순간 드론은 사용자의 품에 안길 듯 가까이 온다. 이후 드론 아래쪽에 손바닥을 위치하면 시동이 꺼지면서 착륙한다.
셀프카메라 모드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손을 흔드는 제스처를 취해야 했다. 마치 작별인사를 하는 느낌이다. 이 때 손을 너무 빠르게 흔들거나 작게 흔들면 드론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스파크 체험은 드론이 무거울 것이라는 인식도 없애줬다. 이 제품은 무게가 300g에 불과하다. 이는 DJI가 출시한 드론 중 가장 작고 가벼운 제품이다. 실제 제품을 만져봤을 땐 마치 탄산음료 캔 하나를 손에 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 안전하고 정밀한 비행...'전문가' 흉내내는 촬영은 덤!
스파크의 카메라는 12메가 픽셀의 사진과 1080프레임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 때 기기가 촬영 중인 화면은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또 이 제품엔 스마트 짐벌로 명성 높은 DJI의 '오즈모'에 적용된 기계식 짐벌도 내장됐다. 자동차, 드론 등의 이동 중인 물체 안에서 동영상을 찍으면 건물의 기둥들이 사선으로 기울어져 보이는 '롤링 셔터 현상'도 줄였다. 이 때문에 화면을 확인했을 때 흔들림이 적고 화면 움직임이 부드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체험 시간이 짧아 조작해볼 순 없었지만, 스파크는 전문적인 영상 연출을 돕는 4가지의 비행모드를 제공한다. DJI는 이를 스파크의 퀵샷(QuickShot) 인텔리전트 기능이라고 명명한다. ▲카메라를 아래로 향한 채 수직으로 상승하는 로켓(Rocket) ▲피사체로부터 멀어지며 위로 상승하는 드로니(Dronie) ▲피사체 주위를 선회하는 서클(Circle) ▲점점 확장하는 원을 그리며 상승하는 헬릭스(Helix) 등이다.
영상 제작도 간편하다. 사용자가 선택한 노래를 입히기만 하면 편집 없이도 10초 짜리 동영상으로 자동 생성된다. 그 자리에서 SNS로 공유할 수도 있다.
별매품인 조종기를 이용하면 '스포츠 모드' 비행도 가능하다. 이 모드를 켜놓은 상태에서 최대 시속 50km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것이 있다. 스포츠 모드에선 짐벌이 1인칭 시점(FPV)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카메라가 비행 방향에 따라 움직인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드론이 중심을 잃을 우려도 크다.
DJI 관계자는 "스파크는 GPS와 하단부에 위치한 센서 덕분에 호버링(일정한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이 강한 드론"이라면서 "그러나 바람이 거센 야외에서 기기를 조종할 땐 시속 20KM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최대 비행시간 단 16분…사람 많을 땐 사용자 인식 힘들어
완벽할 것만 같았던 스파크에도 비행시간이 단점이란 것이 존재했다. 짧은 비행시간이다. 업체 측에 따르면 이 제품의 최대 비행시간은 16분이다. 고용량 LiPo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20분을 채 못 견디는 것이다. 현장에서도 3명의 기자들이 짧게 체험해 본 후 뒷 사람을 위해 제품의 배터리를 교체해야만 했다.
소형 드론 제품의 특성상 짧은 비행시간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DJI 관계자는 "비행시간 16분은 본체의 크기, 배터리 등을 고려해 최대한 늘린 것"이라며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동급의 소비자용 제품 중에선 스파크의 비행 시간이 제일 길다고 자부한다"라고 밝혔다.
비행시간이 짧기 때문에 비행 도중 배터리가 수명을 다할 시에 드론이 추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다. 기기가 비행 중 배터리가 부족하거나 연결이 끊길 경우엔 GPS 신호를 이용해 미리 설정된 홈포인트로 자동 복귀하기 때문. 천천히 안정감 있게 홈포인트에 착륙하기 때문에 고장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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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발생하는 인식 오류도 단점이었다. 역광, 인파가 많은 등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용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제품을 조작하던 중 본체에 부착된 카메라의 시선이 갑자기 옆 사람을 향하기도 했다. 이는 스파크가 사용자의 손과 움직임을 따라다닐 뿐 사용자 자체를 인식하진 않기 때문이다.
DJI는 현재 스파크의 사전주문 예약을 받고 있다. 제품은 다음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발송된다. 스파크 본체와 여분의 프로펠러, 그리고 USB 충전 케이블이 포함된 단품의 소비자 가격은 62만원이다. 전용 컨트롤러, 프로펠러 가드, 추가 배터리 1개, 충전 허브 및 숄더백을 포함한 ‘스파크 플라이 모어 콤보’는 87만 원에 구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