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던 혁신기술이 대중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거쳐야 할 시장 진입 단계가 있다. 이 과정을 이론적으로 설명한 제프리 무어 박사는 초기 혁신 그룹 시장과 단절(캐즘) 기간을 거쳐 표준화된 한 두개 업체가 시장을 휩쓸기 시작하는 토네이도 시장이 이어진다고 했다. 대중적인 주류 시장이 열리는 것은 그 다음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은 어느 단계쯤 와 있을까? 이제는 IoT라는 용어가 꽤나 익숙하게 들리지만, 이제 캐즘 단계를 벗어났다고 보는 게 맞아 보인다. 이제 열리기 시작한 토네이도 시장을 어떤 업체가 주도할지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PTC 연례 사물인터넷(IoT) 기술 컨퍼런스 ‘라이브웍스 2017’은 IoT 기술의 대중적 수용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행사에선 얼리 어답터 기업들이 IoT 기술을 적극 활용해 기업 가치를 배가 시키고 있는 다수의 사례가 소개됐다.
짐 헤플만 PTC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 중 마련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자사 IoT 플랫폼 씽웍스를 활용해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대응하고 있는 베스트 사례로 현대중공업을 꼽았다. 헤플만 CEO는 “현대중공업은 애플리케이션 개발 플랫폼인 씽웍스와 협력을 통해 솔루션 사업 플랫폼구축을 마쳤다”며 “현대중공업은 하나의 유즈케이스를 넘어 씽웍스 파트너쉽을 굉장히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예”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선박이 선주에게 인도되면 이후 관리는 모두 선주의 몫이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에 센서를 부착하고 씽웍스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건조된 선박과 함께 납품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IoT기술을 활용해 유지관리서비스를 새로운 사업으로 추가한 것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에서 독립한 현대일렉트릭은 PTC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씽웍스 기반으로 이 같은 시스템을 ‘인티그릭’이란 브랜드로 상품화했다. 에너지·전력기기 자산관리 솔루션인 인티그릭은 빌딩·공장의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는 ‘에너지 관리 솔루션’과 선박의 기관·전력 계통을 원격 관리하는 ‘스마트십 솔루션’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에서 만난 PTC 코리아 김장원 IoT세일즈 부분 상무는 "PTC가 ‘토네이도 시장’에 해당하는 제품을 준비해놨고 이 시장의 주요 소비자인 ‘조기 다수기업(early majority)’과 도입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트 리서치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IoT 소프트웨어 플랫폼 리더 그룹에 PTC를 포함해 IBM, GE,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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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IoT라는 용어가 2~3년 전부터 IT업계에서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 현장에선 대중적으로 확산되진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여전히 IoT 초기 도입 비용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기업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기업 의사결정권자가 주도해서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아니면 아직 검토단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IoT를 통해 커넥티드 운영환경과 커넥티드 제품을 구현한다면 고객경험 향상은 물론 물론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최적화, 제품의 차별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의 기회까지 줄 수 있다”며 “더 많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조기 다수기업 그룹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