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석 YDM 대표 "우리가 뭉친 '진짜' 이유"

“시행착오 끝…디지털 마케팅 메이저 꿈”

인터넷입력 :2017/05/24 13:47    수정: 2017/05/25 09:55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영토 전쟁이 시작되면서 ‘기술’을 앞세운 디지털 광고·마케팅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많은 디지털 광고·마케팅 업체들이 생겨났고,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며 주도권을 잡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와 함께 ‘TV 광고는 제일기획, PC 광고는 네이버’의 공식도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새로운 강자들이 속속 등장한 때문이다. 이런 급격한 변화가 광고·마케팅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모양새다.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YDM)도 치열한 경기가 펼쳐지는 디지털 광고·마케팅 시장에서 활동하는 ‘주요 선수’ 중 한 곳이다.

이상석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 대표.

2014년 2월 회사 설립과 동시에 이모션글로벌, 퓨처스트림네트웍스가 합류했고 이어 이노버즈미디어, 레코벨, 애드쿠아인터렉티브, 옐로스토리 등 관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곳들이 한 식구가 됐다. 현재는 총 18개의 회사가 YDM 울타리 안에 있다.

YDM이 여러 광고, 마케팅 회사들과 힘을 모은 배경은 모회사인 옐로모바일이 벤처 연합을 모델로 여러 벤처 스타트업들을 인수합병 해 세를 키운 것과는 조금 다르다. 여러 회사가 뭉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을 넘어, 한 회사가 경쟁 관계에 있는 여러 기업들의 광고를 동시에 수주할 수 없는 광고 시장의 제약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광고를 맡은 A 광고 회사는 경쟁사인 LG전자 광고를 맡을 수 없다. 그런데 A 회사 밑에 B라는 회사가 있다면 LG전자 광고를 가져올 수 있는 구조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YDM이 여러 회사들을 인수합병한 것이다. 물론 각 회사들이 가진 강점과 인재들을 품으려는 목적도 있었다.

이 같은 설명을 한 이상석 YDM 대표는 옐로모바일 계열사에 합류한 지난 3년여의 시간을 이제야 외부에 속 시원히 밝힐 수 있다며 기자를 만났다.

YDM은 크게 광고 에이전시 그룹, 애드테크 및 데이터 그룹, 글로벌 그룹 세 조직으로 나뉜다.

기대 반 우려 반이던 벤처 연합 옐로모바일을 바라보던 외부의 시각들이 회사의 불통과 몇 번의 ‘헛발’에 실망으로 기울고 생각보다 많은 시행착오를 낳았지만, 이제는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해소 되고 정돈된 탓에 이 대표도 하고 싶은 말이 생기고 희망의 빛을 보게 됐다고.

“솔직히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배운 것도 많았어요. 전문 경영인들이 모인 것도 아니고, 여러 회사들이 연합이라는 단어로 다양한 일을 터뜨렸고, 이를 일일이 설명하지 못해 생긴 불안감이 컸다고 봐요. 하지만 이 시장 안에서 연합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확신은 분명해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런 것들이 결국 저희의 자립심을 키웠고 진화시키는 요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옐로모바일, 그리고 YDM이 그렸던 사업 비전과 전략은 이제야 본격적인 레이스의 첫 출발선에 위치한 단계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 흘렀지만 그간의 시간들은 전열을 가다듬는 투자였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도 아직 국내 디지털 광고·마케팅 시장에 절대 강자가 출현하지 않은 것은 YDM가 쥔 또 한 번의 기회다.

“과거에는 디지털 광고·마케팅이 부수적이었다면 이제는 메인이 됐어요. 전통 광고·마케팅 시장에서 강자였던 제일기획이 잘 변했다면 이 시장 역시 그들의 차지였겠죠. 대기업들이 혁신에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결국 저희에겐 기회를 주고 있어요. 저희가 지난 3년 간 여러 어려움을 겪는 사이 다행히도 아직 대항마가 생기지 않았더라고요. 이제야 시행착오가 끝났고, 외부와 어떻게 소통하고 신뢰를 줄 수 있는지도 깨닫게 됐어요. 마켓을 주도하는 것, 그리고 미디어와 투자자에게도 신뢰를 주는 조직이 이제 갖춰졌다고 생각합니다.”

YDM은 한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등 여러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본격 뛸 수 있는 상태가 된 YDM의 목표는 “디지털 마케팅 영역에서 메이저가 돼 보자”다. 전통 광고 시장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제일기획이나 이노션처럼, 디지털 광고 마케팅 시장에서는 YDM이 맹주가 되겠다는 각오다.

“과거에도 이 시장은 M&A로 커왔어요. 한 기업이 무작정 커지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브랜드를 소유해 가면서 많은 기업들을 상대해 왔죠. 그래서 저희도 M&A로 성장하고 있는데 평균 연혁이 10년 정도 된 회사를 인수함으로써 브랜드 충돌 이슈들을 피하고 있습니다.”

기존 TV 중심의 광고 시장에서는 제작물의 창의성이 가장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디어가 다양해진 때에는 창의성뿐 아니라 다변화된 미디어를 어떻게 타깃팅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타깃팅을 위한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 됐다.

“저희의 강점은 다변화된 미디어에 타깃된 광고와 마케팅을 기술적으로 잘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애드네트워크 영역은 카울리, 소셜앱 영역은 YDM버즈, 콘텐츠 마케팅 영역은 옐로스토리 등 각 분야별로 전문화된 자회사들이 있죠. 모든 미디어 환경별로 다 주도하자는 것이 저희의 목표인데, 구글 애드센스처럼 저희도 미래엔 모바일 통합 광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비전입니다.”

YDM이 제작한 비타500 CF 광고.

디지털 광고·마케팅에서 자리를 잡고 세를 늘리고 있는 YDM은 기존 전통 광고 시장에서도 하나 둘 성과를 내고 있다. 종합 광고 마케팅 대행사로서의 입지도 구축하는 단계다. 이 같은 성과로 최근 HS애드와 이노션과 경쟁해 광동제약의 ‘비타500’ 수지편 광고도 맡았다. 이 밖에 피자헛,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위메프 광고 등도 가져올 수 있었다.

“예전에는 저희가 제일기획의 일을 대행하는 역할을 했었어요. 일종의 하청 업체처럼 일했던 거죠. 그런데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제는 그들과 경쟁하는 곳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어요. 예전에는 전통 광고 업체들과 열 번 붙으면 열 번 떨어졌지만, 작년 말과 올해 초는 세 번 정도 저희가 이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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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이상석 대표의 표정은 밝고 맑았다. 디지털마케팅 시장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전해졌다. 시장 선도와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방향과 기술, 오랜 경험에서 쌓인 노하우도 확실해 보였다.

“디지털 마케팅 시장은 얼마나 잘 타깃팅해서 누수 없이 메시지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인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창의성도 잘 전달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죠. 미디어는 다양하고 광고는 넘쳐나는데 화면은 작아졌어요. 저희에겐 데이터가 있고, 이것들을 잘 정제할 수 있는 기술력, 그리고 이것들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들이 많이 있어요. 영업력도 자신 있고요. 지난해에는 대규모 인력 채용 때문에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이 적어보였지만, 내부 매출 의존도가 낮아졌는데도 외부 매출로 더 크게 성장하는 회사가 됐습니다. 응원까지는 아니어도 저희 YDM을 많은 분들이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봐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