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았던 애플과 노키아가 극적으로 화해했다.
노키아와 애플가 모든 지적재산권 공방을 마무리 짓고 특허 라이선스 계약에 합의했다고 나인투파이브맥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23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노키아는 애플에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애플 역시 애플스토어 등에서 노키아 건강관련 제품 판매를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두 회사 공방은 지난 해 12월 노키아가 애플을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노키아는 11개국에서 40개 특허권 침해 혐의로 애플을 제소했다.
애플도 그냥 있지는 않았다. 곧바로 노키아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맞불을 놨다. 특히 애플은 노키아 특허관리업체들도 함께 제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애플은 애플스토어 등에서 위딩스(Withings)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 위딩스는 노키아가 지난 해 4월 인수한 기업이다.
헬스케어 전문업체인 위딩스는 스마트 체중계, 스마트 혈압계 등 건강과 피트니스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 작년 12월 노키아 제소로 전면전 양상
두 회사 소송의 씨앗은 8년 전인 2009년 시작됐다. 당시 노키아는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두 회사는 2년 여 공방 끝에 2011년 6월 극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라이선스 협약 당시 애플은 “아이폰 핵심 기술은 지켜냈다”면서 의미 부여했다. 두 회사 사이에 해빙기가 오는 듯 했다.
하지만 노키아는 5년 만에 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해 노키아는 지난 해 12월 소송을 제기하면서 “애플이 2011년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한 이후 다른 특허 발명들(other of its patented inventions)을 라이선스 하라는 추가 제안(subsequent offers)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011년 라이선스 협약 당시 7억2천만 달러 상당을 노키아에 지급했다. 이와 함께 일정액의 로열티를 계속 지불하기로 했다. 이런 파격적인 조건 대신 애플은 노키아 기술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취득했다.
당시 애플이 “아이폰 핵심 기술은 지켜냈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그 기술들은 라이선스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키아는 이날 “애플이 디스플레이, 이용자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안테나, 칩셋, 동영상 코딩 같은 기술과 관련된 특허권 32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 2011년 체결된 라이선스 협약 범위 놓고 공방
이 대목에서 애플과 노키아의 주장이 엇갈렸다.
노키아는 2013년 NSN, 2016년 알카텔-루슨트 인수와 함께 최근 20년간 1천150억 유로 이상의 연구개발(R&D) 덕분에 스마트폰, 태블릿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추가로 확보한 특허에 대해 애플이 라이선스 협상에 임하지 않음에 따라 소송을 제기했다는 얘기다.
반면 애플 주장은 다르다. 애플은 노키아 측이 2011년 특허 라이선스 협약 때 제외한 기술을 앞세워 다시 자신들에게 로열티를 뜯어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패배한 노키아가 아카시아를 비롯한 특허괴물 들에게 관리를 맡긴 특허권으로 다시 자신들을 제소했다는 것이다. 애플은 아카시아 등이 이전 노키아 특허권을 앞세워 자신들을 상대로 최소한 12회 이상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두 회사 공방은 2011년 체결된 라이선스 협약이 출발점이 된 셈이다. 노키아는 이후 추가로 확보한 특허권에 대해 애플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길 거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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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애플은 노키아 전 특허권을 앞세워 자신들을 제소하는 아카시아 등의 의도에 대해 의구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노키아와 공모한 뒤 자신들을 제소하는 일종의 '특허사략행위'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6개월 여 동안 한치 앙보 없는 힘겨루기를 계속했던 두 회사는 결국 이날 전격적으로 합의에 이르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