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논란…정부, 중재 나서나

방통위, 페북 접속경로 변경행위 실태점검

방송/통신입력 :2017/05/23 15:43

국내 통신 사업자와 페이스북의 망 사용료 부담 분쟁으로 일부 인터넷 가입자가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자 정부가 실태점검에 나섰다.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는 정부의 실태점검 후 제재 근거가 마련되면 역차별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정부 중재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단지 실태점검일 뿐 아직 제재 입장을 말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미 지난주부터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행위에 대한 실태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통신망 이용과 관련된 협상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자 가입자의 접속경로를 변경해 이용자에게 불편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은 현재 국내 통신 사업자 중 유일하게 KT 데이터센터에 캐시서버를 두고 있는데, 국내 페이스북 콘텐츠 사용량이 많아지자 SK브로드밴드 측에 무상으로 캐시서버 설치를 요구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캐시서버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자주 찾는 콘텐츠를 저장해 요청 시 바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해외 서버를 거치지 않아도 돼 속도가 빠르다.

현재 양측은 이 캐시서버 설치비를 누가 내야 하는가에 대해 맞서고 있고, 여전히 일부 사용자들은 접속 장애나 속도와 관련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는 사업자간 분쟁으로 이용자 불편이 발생한 점에 대해 실태 점검에 나섰다.

그러나 방통위 측은 이용자가 어떤 불편함을 겪었는지 현황을 파악하겠다는 것이지 조사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만약 실태 점검에서 페이스북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여부가 밝혀지면, 조사로 이어 질 수 있고, 조사가 들어가면 제재 여부도 결정될 수 있다.

통신사업자나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정부의 개입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상호접속료에 대한 정부의 지침은 있지만, 망사용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다.

이 때문에 이번 갈등에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주길 바란다.

통신사 관계자는 "정부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조사까지 해서 관련 규칙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 기업 관계자도 "국내 기업은 망사용료를 수백억씩 내고 있는데, 해외사업자라는 이유로 세금과 망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앞으로 트래픽이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텐데, 정부의 개입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통위와 마찬가지로 미래부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사업자들간 망 사용료에 대한 대가를 정해주는 나라는 없을뿐더러,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도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업자들이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정부 중재 없이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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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관계자는 "시장에서 사업자들끼리 협상하는 과정이 힘들어서 정부의 개입을 바라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 같다"며 "계약 내용이나 원가 등 관련 자료를 다 공개하는 것도 아니면서 중재해 달라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르거나 이용자 불편이 오래된다고 하면 양측을 불러 협상을 도울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장 스스로 돌아가고 있으니 지켜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