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 현안 자료를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14차 공판에서 정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두 번째 독대를 앞두고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작성한 삼성 현안 자료를 건네받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삼성의 현안 자료의 주요 내용은 삼성물산 합병 건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 전 비서관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의 주요 문건을 전달하는 등 '연락책'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특검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일정이 확정되자 최순실 씨에게 이 일정을 알렸느냐"라고 질문하자 그는 "정확하게 알려준 것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최 씨에게 대기업 총수를 만날 일정 있다고 한 적은 있다"고 답했다.
특검은 이를 근거로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독대 직전에 삼성 현안 자료가 보고됐다는 것은 이 부회장의 승계 문제, 지배력 강화 문제 등과 관련 있다"면서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 특검, 이재용 재판에 朴 전 대통령 증인 신청2017.05.17
- 정유라 지원에 靑 개입했나…정호성 증언대 선다2017.05.17
- 이재용 재판서 특검의 '불러주기식 조서' 논란2017.05.17
- "삼성, 정유라 단독 지원한 건 최순실 때문"2017.05.17
이에 대해 삼성 측 변호인단은 "당시 정 전 비서관은 독대 자리에 배석하지 않았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만나 삼성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정황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이 자세히 기억을 못한다고 대답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은 또 다시 유도신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