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대부'는 왜 HW에 승부거나

앤디 루빈의 새로운 도전…"AI시대 새 플랫폼"

컴퓨팅입력 :2017/05/08 14:29    수정: 2017/05/08 14:3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그는 왜 하드웨어에 눈을 돌렸을까?

‘안드로이드 대부’ 앤디 루빈이 이끄는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이 지난 주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창업한 이 회사는 지난 4일(현지시간) 현지 기자들을 초대해 사무실 공개 행사를 가졌다.

플레이그라운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다.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혁명을 주도한 앤디 루빈, 애플에서 퀵타임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던 앤디 릭을 비롯한 4명이 주축이 됐다.

사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크게 특별할 건 없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사업에 성공해서 큰 돈을 번 뒤 투자자가 벤처 후원 전문가로 변신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대부인 앤디 루빈이 하드웨어 전문 스타트업을 후원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현재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센 호로위츠 공동 설립자인 마크 앤드리센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마크 앤드리센은 초기 인터넷 혁명을 주도했던 넷스케이프 브라우저를 만들어 청년 갑부가 된 뒤 투자자로 변신했다.

하지만 플레이그라운드가 지향하는 곳은 조금 독특하다. 철저하게 ‘하드웨어 전문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 "앞으론 하드웨어 쪽에 기회가 있을 것"

앤디 루빈의 이력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행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루빈은 2004년 직원 6명과 함께 안드로이드를 창업했다. 이후 안드로이드는 구글에 인수되면서 스마트폰 대표 운영체제(OS)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앤디 루빈은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을 상징하는 인물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 그가 왜 자신의 주 전공 분야가 아닌 하드웨어 쪽에 주력하기로 한 걸까?

이 질문 속에 IT시장의 새로운 흐름에 대한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일단 루빈이 구글 내에서 보여준 행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3년 초 안드로이드 부문장을 사임한 앤디 루빈이 구글 내에서 맡은 다음 사업은 로봇 쪽이었다.

당시 구글은 차세대 신사업의 하나로 로봇 쪽에 적극 투자를 했다.

플레이그라운드 후원을 받고 있는 커넥티드야드. (사진=씨넷)

하지만 루빈은 구글 로봇 사업을 오랜 기간 이끌진 않았다. 이듬 해인 2014년 구글은 떠난 그는 2015년 플레이그라운드를 창업하면서 하드웨어 스타트업 키우기에 본격 나섰다.

왜 하필 하드웨어일까?

플레이그라운드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앤디 릭은 씨넷과 인터뷰에서 “앞으로는 소프트웨어가 전부인 세상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곳은 바로 하드웨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들이 넘쳐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구글-아마존 등 실리콘밸리 대표기업들도 하드웨어에 관심

결국 이들은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신기술들이 직접 구현될 하드웨어 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는 얘기인 셈이다. 실제로 플레이그라운드는 증강현실(AR) 전문업체 캐스트AR, 스마트 케이 전문업체 커넥티드야드를 비롯한 20여 개 업체를 후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흐름의 힌트를 찾을 수도 있다.

원래 실리콘밸리는 하드웨어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이 연이어 IT시장을 지배하면서 소프트웨어 쪽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갔다. 그게 최근 20여 년 간의 흐름이었다.

앤디 루빈 등이 운영하고 있는 플레이그라운드. (사진=씨넷)

그러던 것이 AI, 로봇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런 기술들을 잘 구현할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구글, 아마존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들의 행보 속에서도 이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최근 구글홈, 아마존 에코 같은 인공지능 장치들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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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그라운드가 하드웨어 스타트업 후원에 초점을 맞춘 것 역시 이런 흐름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앤디 루빈 역시 플레이그라운드 창업 직후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두뇌 역할을 할 AI를 구현할 새로운 플랫폼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적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