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용 커넥터로 USB 타입C(USB-C)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편리하면서도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 전송량도 많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8과 G6 등이 이를 채택했고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과 TV, 심지어 전기차에도 적용되는 추세다.
USB는 컴퓨터 등 정보기기에 주변장치를 연결하기 위한 직렬 버스 규격의 하나다.
USB 규격은 USB 1.0/1.1, USB 2.0(High Speed), USB 3.0(SuperSpeed), USB 3.1(SuperSpeed+)로 분류되며 데이터 전송 속도에 크게 차이가 있다.
1996~1998년에 처음 나온 USB 1.0/1.1은 전송 속도가 최대 12Mbps(1초당 1백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속도)에 불과했다. 2000년에는 최대 480Mbps까지 지원하는 USB 2.0이 발표됐다. 이후 2008년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5Gbps까지 빨라진 USB 3.0이 나왔으며 2013년 최신 규격인 USB 3.1 버전이 발표됐다.
■USB 타입C, 뭐가 좋은걸까
USB 3.1 단자는 A·B·C형 3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A타입은 컴퓨터 등 기기에 주로 사용되며, B타입(마이크로USB)은 스마트폰 등 소형 기기에 적용된다. C타입은 위아래 형태가 같은 리버서블 디자인으로 기기에 꽃을 때 단자 모양을 확인한 뒤 방향에 맞춰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며 단자 크기가 전 규격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작아져 제품 공간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2015년에는 USB 시행자 포럼(USB-IF)에서 차세대 표준 규격으로 USB-C를 발표했다.
최근 각종 프리미엄 기기에 새롭게 탑재되고 있는 USB 3.1 버전 C타입는 최대 10Gbps을 지원해 초당 1.25GB 전송이 가능하다. 전력 송신 능력은 최대 100W로 USB 3.0(10W)보다 10배의 출력량을 구현한다. 데이터 송수신과 충전, 동영상 및 음성 출력을 하나의 케이블로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높은 전력량을 구현함에 따라 스마트폰 등 소형 기기부터 모니터, TV, 전기차와 같은 중대형 제품의 출력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USB 3.1 버전의 C타입이 아닌 A·B타입 단자를 사용하거나 USB 3.1 하위 버전의 C타입 단자를 사용하면 데이터 전송 속도 등 성능은 USB 3.1 C 단자 대비 떨어지게 된다.
가장 처음으로 USB-C 규격을 적용한 제품은 맥북이다. 애플의 신형 맥북 프로 제품에는 USB-C 포트 4개만이 적용됐다. 각 단자에 맞는 어댑터가 필요하지만 이 단자 하나로 전원, USB, 디스플레이 출력 등 다양한 용도를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기존 맥북에 사용됐던 맥세이프 단자와 호환가능한 맥북 맥세이프 USB-C 어댑터 관련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인텔도 2015년 기존에 채택했던 썬더볼트3을 USB-C와 통합할 것을 공개했다. 썬더볼트는 케이블 하나로 NAS(네트워크 저장장치) 등 저장장치는 물론 디스플레이 장치까지 연결할 수 있고 USB 3.0(5Gbps)보다 두 배 높은 10Gbps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인텔의 독자 규격인 데다 가격도 비쌌다. USB-C와 통합된 썬더볼트3는 전작 대비 전송 속도가 두 배인 40Gbps로 올라갔다.
■스마트폰부터 중대형 기기까지…데이터 전송량↑
스마트폰의 경우 구글 넥서스 시리즈 제품에 USB-C 커넥터가 처음으로 탑재됐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G5’에 이어 지난 2월 공개한 ‘G6’에도 USB-C 커넥터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도 지금은 단종된 ‘갤럭시노트7’에 처음 적용했으며, 지난달 29일 공개한 ‘갤럭시S8’에도 C단자를 채택했다.
G6는 USB-C 2.0 버전을 지원하며 USB 3.1버전과 호환 가능하다. G6 구매 시 제품 박스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USB-C 2.0 포트를 사용하면 전송속도는 480Mbps다. 갤럭시S8 시리즈는 USB-C 3.1 Gen1(USB 3.0)을 지원해 데이터 전송속도는 5Gbps다. 두 제품 모두 필요에 따라 USB-C 3.1(Gen2) 케이블로 교체시 최대 10Gbps까지 구현한다. 단 기기 내부 설계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8의 USB-C 탑재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USB-C 채택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중국 스마트폰 탑20 모델 중 USB-C를 탑재한 기기는 전체의 25%에 달한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모델 'P10'과 'P9', 메이주 '프로6', 샤오미 모델, '진리(金立)S8' 등 제품이다.
갤럭시S8과 함께 공개되며 주목을 받았던 ‘덱스(DeX)’ 역시 USB-C 단자부터 지원된다. 덱스는 일종의 도킹 스테이션으로 갤럭시S8을 제품에 꽂고 모니터와 연결하면 스마트폰이 데스크톱 환경으로 바뀌어 화면에 뜬다. 덱스는 최대 6GB RAM을 지원, PC급 고성능 UX를 구현한다. 삼성전자 ‘올웨이즈9’ 노트북도 USB-C포트를 탑재해 높아진 데이터 전압에도 구동성을 높이고 어댑터 없이 보조배터리팩을 통해 충전이 가능하다.
애플은 USB-C 디지털 AV 멀티포트 어댑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맥북이나 맥북 프로 화면을 HDMI 케이블을 통해 TV로 미러링(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좀 더 큰 화면으로 전송하는 기능)해 고화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프로젝터 등 기기에도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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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USB-C가 중소형 기기뿐 아니라 대형 제품인 전기자동차 시장에서도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내 탑재되는 통신칩부터 점차 높아지는 스펙과 다양한 성능을 구현하게 될 음향 기기, 내비게이션, 카메라 등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USB-C 단자를 적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내부에는 통신칩이 사용되는 등 늘어나는 데이터 전송량이나 전력 공급량에 있어 케이블 등이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전력 손실이 줄어들고 발열을 완화할 수 있어 전력품질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은 장점이지만 가격, 설계 등 문제로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