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이달 내 반도체 매각 본입찰 실시

예비입찰 통과 업체 대상…5월께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4/04 10:40    수정: 2017/04/04 10:53

도시바가 1일 메모리 사업을 분사해 신설 반도체 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발족시킨 가운데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중 본입찰을 실시한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도시바가 예비 입찰서 응찰한 기업들의 제안 내용을 파악하고 이들 중 유력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달 내에 본입찰을 진행한다고 2일 보도했다.도시바는 본입찰에 앞서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업체의 진의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지난달 29일까지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 중 후보를 압축해 사업성을 면밀히 따져볼 수 있는 실사 기회를 줄 계획이다.

도시바는 이달 중에 본입찰을 거쳐 이르면 5월쯤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문은 도시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예비입찰 때 2조 엔(약 20조200억원)의 금액을 제시한 업체도 있다"며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인 도시바의 메모리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2차 입찰에서 경합이 발생할 시 2조 엔을 상회하는 입찰 금액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도시바는 지난해 미국 원자력 사업서 발생한 거액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도시바가 1차 입찰에서 응찰한 기업들의 제안 내용을 파악하고 이들 중 유력한 기업을 대상으로 4월 중에 2차 입찰을 진행한다.(사진=야후재팬)

이에 따라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고가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론 일본 정부의 개입으로 도시바가 인수 기업 선택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신문은 "지난달 29일 예비 입찰서 도시바가 원하는 거금(2조 엔)의 인수 제안도 나왔지만, (일본) 정부의 참견으로 억지 선택을 강요받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기술이 중국 등으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도시바가 중국계(중국·대만) 기업에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한다면 일본 정부가 심사를 열어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일본은 외환법상 해외 기업이나 투자가가 '국익 사업'을 매수하려 할 경우 사전에 정부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신문은 "금액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는 어려움이 존재한다"면서 "(일본)정부는 값이 싸도 좋으니 미국과 일본 기업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하길 원하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경영 재건을 위해 거금의 자본을 원하는 도시바와 기술 안보를 중시하는 일본 정부 간의 줄다리기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일본 정부가 심사를 진행할 경우 인수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도시바의 한 고위 간부는 "(일본 정부의) 심사는 업종을 불문하고 반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캐논이 의료기기 자회사를 매각 할 당시 매각 결정에서 완료까지 약 9 개월이 소요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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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 29일 마감된 예비 입찰에는 해외 펀드와 기업 등 약 10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의 반도체 대기업 외에도 미국계 펀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입찰에 응할 것이라 예상됐던 중국의 최대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는 실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애플과 아마존 등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요미우리 신문 등의 추측성 보도도 있었지만 도시바는 공식적으로 아직까지 입찰에 참가한 기업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