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이하 VR) 영상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에 맞는 드라마나 게임 등 영상 콘텐츠들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앱이 환상의 짝을 이뤘듯, '기기-콘텐츠' 조합의 완성도는 관련 생태계활성화 여부를 좌우할 중대 요소다.
지난해 하반기 문을 연 '브이알리더'는 초기 형성 단계인 국내 'VR 콘텐츠' 업계에서 기대 주자로 꼽힌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기기보다 콘텐츠가 흥미롭다는 김창희 대표㉔는 창업 준비에 2년여를 투자했다.
"고교시절부터 창업을 목표로 삼았고, 대학 초반까지 하드웨어 발명 준비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VR 기기를 경험해보고 '신세계'라고 느꼈죠. 대중이 VR을 제대로 즐기려면 맞춤 콘텐츠가 중요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김 대표의 우선 전략은 콘텐츠 전문집단, 특히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협업 체계 구성이었다. 기획과 연출, IT 기술 적용까지 유기적으로 진행돼야 함이 당연지사. IT만 공부해 온 김 대표에게 꼭 필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이런 콘텐츠들은 제작 과정부터 언론 조명까지 더해 화제가 됐다. 내달 유튜브에 방영 예정인 12부작 웹 드라마 '첫 사랑이었다'에는 유명 드라마 작가와 감독, 아이돌 등이 참여했다. VR 콘텐츠 특유의 생동감을 강조한 것이 특징.
구체적인 제작 과정을 보면 일반 영상과는 상당 부분이 다르다. 일반 영상은 예를 들어 '두 사람의 대화 장면'이나 '한 사람의 얼굴 클로즈업' 등 특정 부분을 찍어 편집하지만, VR 콘텐츠는 공간 전체를 담는다. 그 공간 중 어느 곳을 주시할지는 시청자의 선택이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좌우나 위아래로 고개를 돌리면 현실처럼 더 넓은 공간이 보입니다. 이 기능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VR 콘텐츠의 가치가 발현됩니다. 이번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에게 주인공과의 상호작용 느낌을 전하는데 힘을 더했죠."
게임시장 공략도 임박했다. 가상의 게임 공간에서 이용자 간 무기를 던지는 캐주얼 게임이 이달 말 출시 예정이다. 이 게임은 최근 서울에서 열렸던 VR엑스포 현장의 인기 콘텐츠로도 주목 받은 바 있다. '카페24' 호스팅을 통해 구축한 홈페이지에서 실제 플레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질 높은 국산 영상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해외 VR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VR 콘텐츠의 생동감과 한류스타의 시너지라면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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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김 대표는 VR 콘텐츠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기에 집중된 경향의 투자 흐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질 높은 콘텐츠가 없다면 전용 기기를 누가 찾을까요. 기기가 발전하려면 관련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동반돼야 합니다. 사람들의 기억의 남을 콘텐츠가 하드웨어 시장 성장의 촉매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