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일방적으로 뉴스를 전달해주는 게 상식으로 통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게 전통 저널리즘 시대의 기본 공식이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기본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강의형 저널리즘에서 대화형 저널리즘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를 위해선 기자들도 독자들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모바일과 SNS가 정보 소통의 기본 플랫폼으로 자리잡으면서 저널리즘에서도 참여는 기본 상식으로 통한다.
이런 시대를 맞아 주요 언론사들은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소셜 플랫폼을 활용해 독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팬 숫자를 늘리기 위한 각종 이벤트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것들은 소셜 미디어 시대의 바람직한 참여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최근 출간된 제이크 배첼의 ‘참여 저널리즘-디지털 독자 개발 전략’은 “그렇지 않다”고 꼬집는다.
저자인 배첼은 ‘지속 가능한 저널리즘을 수행할 수 있는 수익이 뒷받침된 참여’가 진정한 참여라고 주장하고 있다. 생존의 밑거름이 될 매출과 연결되지 않는 숫자만의 참여는 공허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물론 단순한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그렇다면 제대로 된 참여는 어떤 것인가?”란 질문을 끊임 없이 던지고 있다.
일단 참여에 대한 생각부터 예사롭지 않다. 이젠 지속적인 소통을 전제로 한 독자 참여가 없인 언론들이 제대로 생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자와의 소통과 참여가 거창한 명분이 아니라 생존의 밑거름이란 주장인 셈이다.
특히 저자는 온라인 만의 참여에 대해선 굉장히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과 연계된 참여, 직접 얼굴을 맞대는 참여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소통을 기반으로 ‘독자들의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는 경지’까지 이를 수 있어야만 진정한 참여가 완성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저자는 이런 주장을 책상머리에서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전 세계 언론사 20곳 이상을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100명 이상의 현장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 책을 저술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언론을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우리가 주목할만한 부분도 적지 않다. 이를테면 저자는 페이지 뷰 위주의 참여 측정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보다는 체류시간이나 소통 지수 같은 좀 더 진전된 측정 지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국내 언론사들도 새겨들을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 언론사들, 페북 대란…"노출량 42% 폭락"2017.03.21
- 대도서관·도티·양띵, 기자 중엔 나올 수 없을까2017.03.21
- 백기 든 페북 창업자…'뉴스룸'의 처참한 실패2017.03.21
- 애플은 사람 구글-페북은 알고리즘…왜?2017.03.21
이 책 곳곳에서 소개되고 있는 ‘작지만 강한 소통 사례’들 역시 온라인 저널리즘 현장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제이크 배첼 지음/ 김익현 옮김, 한국언론진흥재단 1만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