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왜 미래형 車를 직접 시연할까

초연결·대량 초고속 데이터 통신 시장 선점 노려

방송/통신입력 :2017/03/14 15:39    수정: 2017/03/15 11:11

(평창=박수형 기자) KT가 14일 ‘자율주행 5G 버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이에 앞서 지난해 BMW와 '5G 통신망 커넥티드카'를 선보인 바 있다. KT와 SK텔레콤 같은 통신사들은 왜 미래형 자동차에 관심을 갖는 걸까. 추후 자동차 사업이라도 하려는 걸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자동차의 미래는 완전자율주행에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통신망에 연결돼야 한다. 완전자율주행이 구현되는 데 통신은 없어서는 안 되는 기반 기술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통신사에게는 또다른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 받는 이동통신 기술이 5G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 5G의 3대 특장점 때문이다.

■ 5G 레이턴시, 고속 주행 차량관제 필수요소

현재 커넥티드카 시연에 꼭 5G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기존 4G LTE 통신으로도 차량간 통신(V2V) 또는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V2I)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차량 관제에는 5G 통신이 적합하다는 게 통신사들의 설명이다.

5G 통신은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로 잘 알려져 있지만, 커넥티드카 관점에서는 초저지연(low latency)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초저지연은 무선 통신에서 데이터를 주고 받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뜻이다.

차량 운행 관제에는 이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차량과 관제소와의 연결에 끊임이 없어야 하면서도 상황 발생 시 즉각적으로 통신해야만 안전 운행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즉 데이터 통신이 조금이라도 지체된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저지연 측면에서 5G 정도는 돼야 이게 무난하게 구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카를 논할 때 자주 언급되는 정밀측위도 중요하다. 차량 위치 계산이 잘못 될 경우 역시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5G 버스를 시연한 KT 관계자는 “현재 차량에서 쓰고 있는 정밀측위는 GPS를 활용할 경우 10미터 가량의 오차가 날 수도 있다"며 "5G 버스에 연결된 5G 네트워크의 보정을 거치면 이 오차를 센티미터 단위로 줄여 위치 측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차량 내 미디어 서비스도 선점

결국 최종적인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통신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5G 통신의 경우 집 안에 설치하는 와이파이 수준을 넘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망 구축부터 망 운용까지 이동통신사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서비스까지 품으려는 통신사들은 차량 관제 센터를 통해 넘어오는 데이터를 축적할 수도 있다. AI 서비스는 당장 알고리즘과 이를 전산적으로 연산할 하드웨어 컴퓨팅 시스템이 선결과제로 꼽히지만, 최종적으로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냐의 싸움이기도 하다.

통신사들은 또 차량 내 멀티미디어 서비스 연결도 눈여겨 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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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관계자는 “커넥티드카에 쓰일 5G는 광대역 폭의 주파수를 활용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며 “고품질의 무선 통신 서비스를 차량 관제에만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G 버스에서 시연한 초다시점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등은 영상 콘텐츠의 데이터 정보가 매우 크기 때문에 LTE 통신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5G 통신으로는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면서 “차량 내 멀티미디어 서비스 시장을 5G 시대에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