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들이 보다 적절한 투자방안을 돕기위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려는 금융사가 있다.
1792년 설립돼 225년 전통을 가진 미국 금융사 스테이트스트리트가 꿈꾸는 새로운 먹거리다.
이미 AI나 블록체인에 대한 소개는 여러 차례 이뤄졌고, 기반 기술도 어느 정도 성숙단계에 이르렀다. 그만큼 금융사가 이 같은 기술들을 활용하려는 구상이 먼 미래를 내다보고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금융자산 중 11%를 관리하고 있는 이 금융사에게 AI와 블록체인이 갖는 의미는 뭘까?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 기술 전문 웹진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거래 총괄 로우 마이우리 부사장은 AI를 활용해 양질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서 알려주는 서비스로 새로운 매출처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거래가 어떻게 오갔는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지만 누가 이런 거래를 했는지에 대해서까지는 알 수 없게 만들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덧붙였다.
마이우리 부사장은 그동안 "누구든 이러한 데이터들을 활용해 차익을 실현할지, 손해를 볼지를 찾아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구상은 이렇다. 예를 들어 이 금융사 내 애널리스트들이 노동집약적인 방법을 동원해 은행 고객들로부터 허락을 받아 확보한 거래 데이터로 금융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인덱스를 만드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금융사는 사람의 노력을 들이는 대신 고객들의 데이터들을 AI 알고리즘에 넣고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특정한 투자 관련 패턴을 찾아내도록 했다. 여기에 사용된 데이터들은 모두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블록체인 상에 기록돼 함부로 변경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떤 지역에서 어떤 거래가 이뤄졌는지, 특정 회사나 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확인해 보도록 했다. 대신 블록체인 상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누가 어떤 투자를 했는지 혹은 누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까지는 확인하지 못한다.
마이우리 부사장은 "이론적으로 당신은 모든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올릴 수 있다"며 "이 데이터에 대해 다른 곳이 소유권을 가질 수는 없지만 이러한 데이터에 질문을 던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그룹은 어떻게 하면 스테이트스트리트 고객들로부터 모은 데이터로 각 섹터, 고객 유형, 자금의 세계적인 흐름 등으로 세분화한 인덱스를 만들 수 있는지를 연구 중이다. 이런 과정에서 고객의 신원이나 그들이 어떤 곳에 투자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도록 블록체인을 활용해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새로 만들어진 인덱스는 고객들이 뮤추얼펀드 혹은 특정 지역에서 다른 투자 기회가 있는지 대상 투자 지역 대비 어떤 자산을 사고 팔았는지 등을 검색할 수 있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인덱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데이터 제공 동의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블록체인 상에 데이터를 기록해 투자결정에 활용하는 방식은 거래기록과 같은 정형데이터에만 제한됐었다.
투자 결정을 이끌 수 있도록 더 진보된 분석을 위해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사람들이 해당 기업 주식 혹은 투자기회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텍스트 데이터까지 블록체인에 올려서 분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지난 수개월 간 이 금융사는 고객들이 각종 투자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온라인 데이터를 수집해 왔다. 블록체인 연구와는 별개로 이 은행은 지난해 9월 미디어스탯이라는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한다.
마이우리 부사장은 이를 두고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3만여개 큐레이션을 거친 비정형 데이터, 뉴스나 미디어 보고서, 기타 텍스트 기반 정보들에 대한 빅데이터들을 수집해 읽어들였기 때문에 인공이라기보다는 데이터가 증강된 것에 가깝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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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기업이나 기존 기업에 대한 온라인 상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를 탐지하는 방법으로 스테이트스트리트는 고객들에게 실행할만한 투자 기회를 제안한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은행 내 자산관리사 중 64%가 앞으로 5년 내 블록체인 기술이 자사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에 참여한 임직원들 중 절반은 5년 내 예측분석모델이 적용될 것이며, 49%는 AI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