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이 암호화폐 '비트코인' 거래내역을 기록하는 온라인 장부 역할로 알려진 이래 여러 금융 서비스 기반 기술로 확산 추세다.
국내외서 은행업무와 증권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거나 테스트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IT거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이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한다는 뉴스가 나왔고, 한국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만들려는 핀테크 스타트업과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형성됐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것은 블록체인이라는 키워드 뿐, 활용 방안과 가능성을 공유하고 구체화하는 논의는 걸음마 단계다. IT업계 전반이 각자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 응용 방안을 고민, 제안하거나 사업화를 추진할만큼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블록체인의 개념과 가능성을 탐구하려는 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리된 설명이 유용할 듯하다. 미국 실리콘밸리 리서치업체 콘스텔레이션리서치의 수석분석가, 스티브 윌슨 부사장이 15일자(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게재한 기사 '작동원리: 500단어로 설명하는 블록체인'이다.
윌슨 부사장은 기사를 통해 블록체인의 등장 목적과 배경, 기술적인 동작 원리와 조건을 설명하고, 그 특성상 일반 기업이 활용을 검토하려면 신중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아래에 전문을 번역해 소개한다.
[☞참조링크: How it works: Blockchain explained in 500 words]
블록체인은 중앙 관리자 없이 전자화폐를 관리하도록 고안된 알고리즘이자 분산 데이터 구조다. 지난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인물이, 정부와 기관으로부터 자유로운 최초의 대규모 P2P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지원하기 위해 블록체인 원형을 발명했다.
블록체인은 분산원장기술(DLT)의 하나다. DLT는 대개 비트코인의 흐름을 좇아 등장했다. 더러는 블록체인의 효율, 속도, 처리량을 향상시키려 했고, 더러는 좀 더 복잡한 금융서비스, 계정관리,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s) 등 다른 활용사례에 대응하려 했다.
전자화폐의 주된 문제는 이중지불(Double Spend)이다. 전자화폐가 단지 데이터일 경우, 화폐 소지자가 물리적으로 이중지불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전자화폐의 이중지불을 감독하고 잡아내야 한다는 게 오랜 상식이었다. 하지만 나카모토는 모든 금융규제를 배제하고 누구도 중재하지 않는 전자화폐를 고안했다.
비트코인(BTC) 블록체인은 감독 역할을 다수 참여자에 맡긴다. 매 지출 시도를 커뮤니티에 알려 퍼뜨린다. 거래 청구건(the order in which transactions occur) 성립여부를 표결하는 방식이다. 일단 다수 동의를 거친 모든 기존 거래는 고유한 것으로 간주되고, 그 내용은 암호 형태로 블록(block)에 담긴다. 발생한 모든 지불 건을 보존하기 위해, 앞서 성립한 거래 이력에 매번 새로운 블록이 이어짐에 따라, 체인(chain)이 계속 늘어난다.
비트코인 잔고(balance)는 계정 소지자 비밀키로 보호받는 전자지갑으로 관리된다. 블록체인은 기존 공개키암호화를 사용해 각 거래를 보낸 사람의 개인키(비밀키)로 디지털 서명을 한 다음 받는 사람의 공개키로 보낸다. 개인키를 거쳐야만 비트코인을 운반할 수 있다. 소유자가 지갑을 잃어버리거나 파괴하고, 원장(ledger)에서 그 잔고가 동결되면, 다시는 지불될 수 없다.
블록체인은 원장의 거래항목 순서 합의, 편향 배제, 공격 방지를 위해 수천대 규모의 노드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 거래항목 순서는 블록체인 프로토콜로 합의되는 유일한 대상이며, 이중지불을 막을 규칙으로 족한 것이다.
블록체인 정합성(integrity)을 실현하려면 아주 많은 참여자(와 궁극적으로 악명 높은 전력소비)를 요구한다. BTC 블록체인의 영리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부담스러운 합의 도달 과정에 참여할 유인책을 갖췄다는 점이다. 새로운 블록이 채택될 때마다 시스템은 임의로 참가자당 보상금(현재 12.5BTC)을 지급한다. 이런 식으로 새로운 비트코인이 발행 또는 '채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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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오염되지 않는 암호화폐라는 지향에 맞물리는 보안 특성을 갖췄다. 원장은 다수 노드가 독립성을 유지하는한 불변한다(immutable). 사기꾼이 블록을 위조해 그에 맞게 체인을 재계산하려면 비현실적인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새 블록마다 아주 많은 노드가 연산을 수행하고, 생성된 체인의 여분 복본(redundant copies)이 항상 세계 각지에 존재한다.
많은 이들의 믿음과 달리, 블록체인은 범용 데이터베이스나 '신뢰기계(trust machine)'가 아니다. 오로지 '원장의 거래항목 순서' 합의라는 특정 기술 명세 하나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해 그 설계자나 운영자가 중앙의 관리자를 두지 않기로 결정했기에 막대한 분산네트워크를 필요로 할뿐이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시스템에 블록체인의 합의 방식이 이익을 줄지는 의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