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희 SKB 대표 “M&A 결정된 바 없다”

고려 요소 많아…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보 집중

방송/통신입력 :2017/03/07 14:39    수정: 2017/03/07 15:25

김태진, 안희정 기자

“M&A를 하려면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규제 환경 측면도 고려해야 하고 여러 가지 전제 요소가 있다. 상대방과 마음도 맞아야 한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남산빌딩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인수합병(M&A)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규제와 상대방 문제의 상황을 봐서 유동적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한다는 쪽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M&A가)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면서 “왜 하느냐, 원천적인 부분을 들여다보면 가입자를 확장하는 게 목표냐, 아니면 가입자를 확보하고 무엇을 해보려는 것이냐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 결정을 내린 주요 근거인 유료방송시장의 지리적 시장을 방송권역으로 획정한 것에 대한 완전한 해소가 이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규제 이슈가 부담이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

■ M&A 가입자 확대보다 공유 초점

특히, 통신방송사업자들이 통상 가입자 기반 확대를 위해 M&A를 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힌 부분도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인수합병 결과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3월 전임 이인찬 대표는 “가입자 기반이 100일 때와 300, 700일 때 투자 효율성이 크게 다르다”면서 “플랫폼 사이즈가 크면 차별적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고 투자의 규모나 대상, 속도 역시 달라질 수 있고 넷플릭스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또 당시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부 부문장은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에서 약 760만 가구를 확보하게 되는 데 이는 27~28%에 이르는 숫자가 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이형희 대표는 가입자 확대보다 ‘가입자 공유’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M&A의 이유를) 가입자 기반 확대라고 돼 있던 것을 가입자 기반 공유로 바꿨다”면서 “케이블 VOD 가입자도 SK브로드밴드와 광고유치도 같이 할 수 있고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가입자 확대와 공유’란 투트랙 전략이었다면 올해는 ‘공유’에 더 무게중심을 뒀다는 의미다. 다만, 방송통신사업자로서 가입자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 부분에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형희 대표는 “지금은 M&A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고 많이 기다려봐야 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초고속인터넷이 집안에 들어가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땅을 파는 것도 힘들고 타 사업자에게 빌리는 것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답이 나오질 않는다”며 경쟁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보통 4층짜리 건물 상가지역에는 진입하는 것이 힘들다”며 “이런 지역에서는 KT만 서비스를 하고 있어 경쟁이 되질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20% 가격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고 업체 간 협업도 필요하다”며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고 그래야 경쟁이 제대로 활성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케이블 협력 강화…B쇼핑 분사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케이블TV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 케이블TV 셋톱박스에도 누구를 탑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Btv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Btv를 좀 더 똑똑하게 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SK통신그룹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를 통해 AI 알고리즘을 정교화 시켜 질적으로 뛰어난 미디어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 대표는 "(SK통신그룹의) 데이터가 Btv와 옥수수나 광고, 커머스 등을 성장시킬 수 있다"며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나 많은 사업자들이 존재하는데 안에서 싸우는 것 보다는 힘을 합쳐서 글로벌로 나가는 방법도 있으며 개방과 협력을 통해 윈-윈 전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누구를 케이블TV와 연동시키는 등의 협력을 할 계획"이라며 "가입자 확대 보다는 가입자 기반 공유로 방향을 바꾸고, 케이블TV VOD 가입자와 SK브로드밴드와 광고를 같이 할 수 있게 하는 등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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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IPTV에 직접운영채널을 운영할 수 없다는 규제 때문에 Btv 에서 서비스가 불가능했던 SK브로드밴드의 T커머스 B쇼핑은 분사될 전망이다.

이형희 사장은 "B쇼핑을 분사하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