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3D낸드도 200단이 한계…신기술 필요”

"新소재·新패키징과 부가가치 높이는 SW 솔루션 개발돼야"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3/06 17:59

정현정 기자

"낸드플래시는 이미 2D 방식으로는 미세공정 한계에 부딪혀 더 이상 기술 개발을 진행하지 못하고 3D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앞으로 기술혁신이 없다면 200단 근처에서는 더이상 경제적 이익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병기 SK하이닉스 상무는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세미나에서 최근 반도체 분야 최대 화두로 떠오른 3D 낸드플래시 역시 수년 내 미세공정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이같이 말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그동안 반도체 업계가 미세공정 한계 극복을 통해 원가 절감을 달성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세공정은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패턴이 미세화되면서 재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해서 소자가 동작하지 못하는 물리적 한계도 있지만, 작은 면적 안에 많은 트랜지스터를 탑재하다보니 제조 원가가 올라서 미세공정을 통해 얻는 원가 절감 효과 보다 늘어나는 경제적 한계가 더 큰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이병기 상무는 "D램의 경우 포토 공정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스케일링을 통해 얻는 원가 절감 효과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미세 고정에 따라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는 물리적 한계 보다는 경제적 한계 때문에 업계가 기술개발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에는 이미 2D 방식이 경제적 한계와 물리적 한계에 도달해 더이상 기술 개발이 진행되지 못하고 셀을 위로 적층하는 3D 방식으로 전환이 된 상태다.

이 상무는 “2D 낸드의 경우 칩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서 넷다이(net die, 웨이퍼 당 생산가능한 칩 개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양쪽 방향으로 발전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3D 낸드는 적층수를 높여서 넷다이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한쪽 방향으로만 발전할 수 있어 2D 보다 더 빠르게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기 SK하이닉스 상무는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세미나에서 최근 반도체 분야 최대 화두로 떠오른 3D 낸드플래시 역시 수년 내 미세공정 한계에 봉착할 것 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삼성전자 기술기획팀 홍종서 상무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홍 상무는 "200단 정도에서 3D 낸드가 한계가 봉착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구체적으로 몇 년 이후에 시점이 이같은 한계가 나타날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방안으로 몇 가지 방법론을 내놨다. 새로운 패키징 방식의 개발과 함께 새로운 소재와 소자 구조 등이 그 대안이다.

이 상무는 "공정 외에 패키지를 통해 미세공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이 경우 TSV(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가 현실적인 솔루션"이라면서 "이와 함께 또 패키징 한계를 넘을 정도로 적층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한 층의 높이를 낮추는 기술이 발전해야 적층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적인 미세공정 한계 극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새로운 소재 개발을 위해 소자 대기업과 장비 소재 업체들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 상무는 "2D에서 3D로의 전환처럼 새로운 미세공정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것은 장비 교체 없이 특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소재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소자 업체 혼자서는 불가능하고 장비와 소재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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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비욘드 무어(Beyond Moore)' 시대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홍 상무는 "시스템 인터그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패키징 기술에 소프트웨어까지 얹어서 부가가치가 높고 솔루션 제공할 수 있는 제품들에 대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발전 속도 더딜 수 있지만 D램의 경우 적어도 2030년까지 5나노 이하 2~3나노 수준으로 이론적 한계치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