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애플'로 각광을 받다가 최근 부진에 빠진 샤오미가 자체 개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샤오미는 지난달 28일 중국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서지(Surge)S1’ 칩셋과 이를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 ‘미(Mi)5C’를 공개했다.
서지S1에는 ARM의 A53 기반 2.2기가헤르츠(GHz) 옥타코어 64비트 프로세서와 말리(Mali)-T860 쿼드코어 그래픽 칩셋이 적용됐다. 성능은 퀄컴 스냅드래곤 625 프로세서를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드래곤 625는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C' 시리즈와 화웨이의 중급 스마트폰 'G9플러스' 등에 사용됐다.
샤오미는 칩셋 연구개발(R&D)을 위해 10억 위안(약 1천660억8천만 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도 이번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했다.
중국은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업체들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반도체 업체에 10년간 1조 위안(약 166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동안 샤오미는 퀄컴 칩셋을 이용해 왔다. 퀄컴이 별도 특허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자사 칩을 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독과점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퀄컴 측이 특허료를 받는 쪽으로 정책을 변경한 것. 이에 따라 샤오미도 부과된 특허료로 단말기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샤오미는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2014년 10월 베이징 파인콘 일렉트로닉스란 자회사를 설립하고 칩셋을 개발해왔다. 그 첫 작품이 서지S1 프로세서다. 이 칩셋은 다음달 공개 예정인 차기 중저가 스마트폰 미5C에 첫 적용된다.
샤오미는 미5C의 안전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이미 6개월 이상 테스트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샤오미는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중가형부터 고가형 스마트폰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만약 칩셋의 수준을 저·중·고 세 단계로 나눈다면 우리는 고가 프리미엄급을 목표로 한다”며 “올해 전자상거래 판매 채널, 단말기 가격 경쟁력을 통해 매출액 1000억 위안(약 16조6천80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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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5C는 옥타코어 2.2기가헤르츠(GHz), 3GB 램, 64GB 내장 메모리가 탑재됐다. 전면에는 800만 화소, 후면에는 1천300만화소 카메라와 안드로이드 7.0 누가(Nougat) 기반의 EMUI 5.0 운영체제가 적용됐다.
미5C는 오는 3일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218달러(약 24만6천 원)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