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연구개발진이 영하의 추위 속에서 상반기 출시를 앞둔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의 최종 점검에 나섰다.
기아차는 스웨덴 북부의 소도시 아르예플로그에 위치한 모비스 동계 시험장에서 스팅어의 주행성능과 안전성 관련 시험 현장을 22일 공개했다.
아르예플로그는 최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지역으로 눈길, 빙판 등 자동차와 노면의 마찰이 적어지는 구간이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동차는 접지력이 크게 떨어져 쉽게 미끄러지기 때문에 차의 주행 안정성을 한계치까지 몰아붙이며 검증해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아차뿐 아니라 세계 유수 자동차업체들도 아르예플로그에 주행시험장을 갖추고 신차들에 대한 저마찰 구간에서의 주행 안정성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150여명에 달하는 스팅어 개발진은 아르예플로그 시험장에서 저마찰 환경에서의 시험을 통해 스팅어가 정교한 핸들링과 안락한 승차감을 모두 갖춘 모델이 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개발진은 스팅어의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 ▲차량자세제어장치(TCS, ESC) ▲4륜구동(AWD) 등 주행 안정성과 직결된 기능을 혹한기 조건에서 집중 점검하고 있다.
스팅어는 윈터 테스트 실시에 앞서 뉘르부르크링, 모하비 주행시험장, 알프스 산맥 구간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검증과정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 가혹한 주행환경으로 '녹색지옥'이라고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스팅어는 1만km이상을 주행하며 내구성을 입증했다.
총 20.8km의 뉘르부르크링 코스는 300m에 달하는 심한 고저차와 73개의 코너, 급격한 내리막길, S자 코스, 고속 직선로 등으로 구성돼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도로 조건을 재현하고 있다. 뉘르부르크링에서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이 시험 차량을 시속 200km까지 급가속했다가 급감속을 반복하는 등 자동차에 부담을 많이 줘 1만km 주행 시 일반도로를 18만km를 주행하는 것에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아차는 뉘르부르크링에 유럽차량시험센터을 갖추고 개발 차량들에 대한 서킷 주행을 통해 차량의 승차감, 조정 안정 및 응답성, 서스펜션 특성과 같은 주행 성능은 물론 차량 내구성과 파워트레인 동력 성능 등을 평가해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초대형 주행시험장인 모하비 시험장에서는 스팅어의고속 코너링 성능을 집중 검증했다. 뿐만 아니라 여름 평균온도가 최대 49도까지 올라가는 모하비 시험장 인근의 데스밸리에서 혹서 테스트도 진행했다. 2005년 완공된 모하비 시험장은 사막 한 가운데 건설됐으며 면적이 약 1천770만㎡(약 535만평)로 영암 F1 서킷 면적의 9.5배,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한다.
또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를 잇는 알프스 산맥 구간에서는 경사구간에서 트레일러를 장기간 견인하며 스팅어의 동력 성능, 제동성능 등을 확인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는 세계 각지의 험로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할 뿐 아니라, 국내 다양한 시설과 남양연구소에서도 각종 첨단 장비로 외부 주행환경을 재현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운행하도록 품질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영암 F1 서킷에서도 1만km 이상 주행시키며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뉘르부르크링과 더불어 영암에서 내구성 테스트를 실시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쳐 유럽 명차 브랜드 수준의 내구성을 확보했다.
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된 시험의 대표적 예로 스팅어는 직경 8.4m 팬이 일으키는 시속 200km의 바람을 맞으며 고속주행시 차가 받는 영향을 확인하는 풍동시험과 영하 35도부터 영상 50도까지 오르내리는 혹한·혹서지역 재현 환경에서의 차량 작동 상태를 확인하는 환경시험도 실시했다.
현대·기아차 고성능차 개발담당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혹한의 날씨, 저마찰 노면 등 혹독한 조건 속에서 스팅어를 검증하며 고객들이 퍼포먼스 세단에서 추구하는 주행감성을 구현하고자 한다"며 "고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도 재미있고 뛰어난 주행성능을 즐길 수 있는 차를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글로벌 유력 매체 기자단을 대상으로 스팅어 사전 체험 시승회를 진행했다. 아르예플로그 시험장에서 실시된 행사에서 참가 기자단은 스팅어의 드리프트 및 슬라럼 구간 주행 시연을 관람하는 한편, 저마찰 구간에서 프로토 타입 차량을 시승하며 주행성능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 기자단은 "스팅어가 뛰어난 디자인을 갖춘 것은 물론 빙판 위에서도 놀랍도록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준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프로토 타입 차량의 완성도에 놀라며 양산차량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참가 기자 중 한 명은 "드리프트가 가능한 최초의 기아차일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기아차의 주행성능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한 단계 진일보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스팅어는 2.0 터보 엔진, 3.3 터보 엔진이 선택 가능하며 모두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기아차 최초로 후륜 구동은 물론 4륜구동 방식도 개발된다.
이 중 3.3 터보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이 370마력에 최대토크 52.0kgf·m의 동력성능을 갖췄으며 제로백(0-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5.1초에 불과하다. 기아차가 지금까지 출시했던 차량 중 가장 빠른 차가 될 예정이다.
긴 휠베이스(축간거리)와 여유로운 실내공간은 스팅어의 또 다른 강점이다. 스팅어는 전장 4천830mm, 전폭 1천870mm, 전고 1천400mm, 휠베이스 2천905mm의 차체를 갖췄다.초고장력 강판(AHSS)도 55% 적용해 강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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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는 지난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카로 선보여진 이후 6년 만인 올해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바 있다. 차명인 '스팅어(Stinger)'는 사전적으로 '찌르는, 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강조했다. 스팅어는 지난 1월 공개 직후 디트로이트 모터쇼 공식 지정 디자인 시상식인 '아이즈온 디자인 시상식(EyesOn Design Awards)'에서 양산차 부문 최고 모델로 선정된 바 있다.
스팅어는 5도어 패스트백 스타일로 항공기 디자인을 본 뜬 측면 펜더 가니쉬는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패스트백은 자동차의 지붕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부분이 각이 지지 않고 완만하게 이어진 형태로, 트렁크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공간 활용의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