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족' 위한 가전 활황...미니 트렌드 지속

홍대 매장에만 있는 42L 냉장고 불티…소형 가전 판매량↑

홈&모바일입력 :2017/02/14 15:34

박영민, 이은정 기자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하는 회사원 손승호(남28세)씨는 최근 소형 세탁기를 새로 구입했다. 그는 “원래 사용하던 세탁기가 용량이 불필요하게 커서 한 중소기업의 소형 세탁기를 새로 구입했다”며 “1인용인 만큼 자리 차지를 하지 않고 물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며 만족했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김빛늘(여25세)씨는 8평 수준의 거주 공간에 큰 가전 제품을 둘 공간이 없어 소형 전자레인지를 구입했다. 그는 “최근 구매한 소형 전자레인지는 공간도 크게 차지하지 않을 뿐더러 주로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레토르트 식품을 이용하는 편이라 사용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늘고 혼자서 취미와 여가를 즐기는 이른바 '혼족'들이 침체된 소비 시장에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겨냥한 소형 가전 시장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1인 가구를 겨냥해 작지만 실용적인 가전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전체(5천107만 명)의 27.2%(520만3천 명)까지 증가했다. 이는 2000년(15.5%)보다 11.7%p 늘어난 수준이며 2020년에는 29.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또 '1인'과 '이코노미(경제)'를 합쳐 1인 가구가 만드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뜻하는 '일코노미'라는 신조어도 생길 정도다.

2000~2015년 1인 가구 비중 통계 그래프.(자료=통계청, 취합=지디넷코리아)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소형가전 판매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기쿠커 76%, 전기포트 21%, 전자레인지 17% 수준이 증가했다.

1인 가구가 많은 홍대입구역 인근 전자제품 유통점에도 소형 가전제품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디지털프라자 홍대점의 경우 다른 지역 매장에서는 구비해놓지 않은 초소형 42L 냉장고를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높은 인기에 진열용 시제품까지 품절돼 현재는 예약 주문만 가능한 상태다.

이 매장 관계자는 “인근에 자취 가구가 많아 59인치 냉장고, 3인용 밥솥 등 초소형 사이즈 제품이 인기가 높아 단기간에 품절된다”며 “세탁기는 싱크대 아래 설치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는 빌트인 제품이 많이 판매된다”고 말했다.

홍대입구역 인근 가전제품 매장에 진열된 3인용 밥솥 (사진=지디넷코리아)
바디프랜드가 20~30대 소비자를 겨냥해 내놓은 소형 안마의자 제품 (사진=지디넷코리아)

인근 현대백화점 신촌점 9층에 위치한 바디프랜드는 ‘허그체어 캡틴아메리카’ 안마의자 제품을 매장 입구에 배치해뒀다. 보통 안마의자보다 작은 크기로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디자인을 적용해 20~30대 소비자를 겨냥했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렌탈 서비스도 제공한다.

바디프렌드 관계자는 “보통 안마의자는 60~70대 어르신이 주요 고객층이었지만 젊은 1인 가구층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공간효율성을 높이고 트렌드를 반영한 미니멀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젊은 층을 위해 한 달에 일정 렌탈 비용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동부대우전자는 1인 가구를 겨냥해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 6kg의 소형 전자동 세탁기, 디자인을 강화한 인테리어 소형냉장고 '더 클래식' 등을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지난달 미니 가전제품 판매량은 전년보다 14% 증가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액 중 미니 가전제품 비중은 25% 수준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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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홍대점 직원은 “동부대우전자의 15L 용량 전자레인지는 현재 매장의 전자레인지 중 가장 작고 저렴해 인근 1인 가구 소비층에 인기가 많다”며 “기본 기능만을 충실히 탑재하면서 저전력으로 전기세 부담을 낮춰 홍대 인근에서 자취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 과감히 투자하는 파워 싱글족을 겨냥해 크기는 작지만 프리미엄 기능과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적용한 가전 제품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라며 “올해도 이러한 추세는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