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 빌라 시세, 빅데이터로 정밀 분석"

로빅, 건축물대장 등 분석 통해 시세 추적

인터넷입력 :2017/02/01 16:06    수정: 2017/02/01 18:00

손경호 기자

아파트와 달리 연립/다세대 주택(빌라) 시세를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다. 발품 팔아서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를 방문하지 않으면 실거래 가격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건축물대장을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등록되지 않은 빌라 시세는 반영하지 못한다. 그 뿐 아니다. 각 층수마다 제각각인 가격 차를 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시세가 정확치 않다보니 구매하기까지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데도 아파트에 비해 2, 3일 정도 더 걸린다.

빌라 구매자들의 이런 고민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풀어낸 업체가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케이앤컴퍼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케이앤컴퍼니가 서비스 중인 연립/다세대 주택 시세정보 플랫폼 '로빅'은 웹사이트나 모바일앱에서 매매하려는 빌라 시세를 정확하고, 편리하게 찾아준다.

로빅을 통해 빌라 시세를 확인하는 모습. 층별 시세까지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1일 케이앤컴퍼니 관계자로부터 로빅 작동 원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로빅은 우선 최근 3개월 간 발생한 실제 거래내역을 활용해 여러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학습시킨다. 학습이 완료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조회하려는 주소지 반경 1km 이내 지역과 관련된 수많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백가지 변수를 넣고 비교해 가격을 산정해 낸다.

분석에 활용되는 공공데이터는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건축물대장, 실거래정보, 개별/표준공시지가, 국가공간정보포털, 브이월드 등과 함께 행정자치부가 제공하는 도로명주소안내시스템, 공공데이터포털, 교육부의 학교알리미, 대학알리미, 유치원알리미, 나이스서비스(학원정보), 보건복지부이 내놓는 어린이집정보공개,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발시스템 등을 포함해 48종에 달한다.

로빅은 70여개 봇으로 이들 공공기관의 정보 갱신주기와 정보공개방침에 맞춰 정보를 수집한다. 이렇게 모아진 정보들이 대상 빌라의 시세를 산정하는데 고려해야할 변수로 활용된다.

기존에 빌라 시세를 알려주는 시스템들은 행정구역으로 구분된 '동' 단위로 부동산 가격을 조회해 통계를 냈다. 그러다보니 역세권에 위치한 주택이라고 하더라도 행정구역 상 역세권에 포함되지 않으면 실거래가보다 낮은 시세로 조회되는 등 정교함이 떨어졌다.

케이앤컴퍼니 관계자는 "한국감정원에서 연립/다세대 주택에 대한 시세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 수준이라 실제 거래가나 주변 시세까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아파트 한 동을 따지면 거래가에 큰 편차가 없지만 빌라의 경우 옆 건물, 같은 건물 최저층/최고층 사이에서도 시세편차가 큰 편이다. 로빅은 이러한 점까지 반영해 보다 정확한 시세를 산정해낸다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전처리 알고리즘 패키지의 경우 수집된 데이터의 결측치(Missing Value)를 채우는 알고리즘과 이상치(Outlier)를 제거하는 알고리즘, 개별 속성의 형태를 분석하는 알고리즘으로 이뤄졌다. 학습 알고리즘은 다양한 형태의 회귀분석, 인공신경망, 의사결정나무, 베이자인분석 등으로 구성됐다. 이밖에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과학습(Overfittin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알고리즘이 함께 쓰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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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케이앤컴퍼니 대표는 "로빅 서비스는 아파트에 비해 시세 등 정확한 가격정보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담보대출 등 금융거래에서도 불리한 취급을 받았던 연립/다세대 주택의 소유주, 임차인, 잠재적인 매수자들이 안정적인 부동산거래 및 금융거래를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연립/다세대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제공 서비스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서비스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빅이 빌라 시세를 산정할 때 변수로 쓰이는 각종 공공데이터.

이 회사는 앞으로 오픈API를 통해 외부 개발자들이 이러한 시세정보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협력해 주택담보대출 등에도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이후에는 단순한 시세 정보 제공을 넘어서 온라인 기반 부동산 중개업으로까지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