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O2O서비스를 운영 중인 다방은 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 걸까?
현재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는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페이나우, SSG페이 등 여러 '페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레드오션이나 다름 없는 이 시장에 부동산 O2O업체 다방이 발을 들여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의문에 대해 다방 측은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들과 경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방 관계자는 22일 "다방페이는 '페이'란 이름을 달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월세를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임대인에게 지불하면서 겪어야 했던 임차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1차 목표다"고 말했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월세 입금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카드자동결제를 통해 수금에 드는 수고를 덜 수 있게 했다는 게 다방 측 설명이다.
다방페이는 KEB하나카드를 기본 지원하며, 최근 삼성카드, 롯데카드, BC카드도 지원 대상에 추가됐다. 사용 수수료는 임대인에게 월 결제금액의 2.5%가 부과된다.
■ 다방페이, 서비스 한 달만에 이용자 5천명 확보
지난달 15일 출시된 다방페이는 서비스를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임대인, 임차인들 5천여명을 확보했다. 아직까지 이를 통해 실제로 월세를 신용카드 결제하는 사용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방은 내년부터 국세청과 협력해 임차인에게 월세 소득공제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방 관계자에 따르면 월세를 내는 이들은 대부분 20대~30대 초반 사이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다. 이들에게 평균 50만원에 달하는 월세를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은 번거롭기도 하지만 당장 생활비가 빠듯한 경우에는 큰 부담이 된다.
다방페이는 이런 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했다. 내년부터는 국세청과 협력해 다방페이로 결제하더라도 연말정산할 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월세의 세액공제율은 10%에 달한다. 기존 계좌이체나 현금을 봉투에 담아 지불하는 방식은 이후 소득공제를 위해 집주인에게 별도로 납입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받아야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KEB하나카드와 제휴를 통해 다방페이 사용자들에게 월 1만원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캐시백, 포인트를 쌓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만간 KEB하나카드가 내놓을 월세 연동 카드로 결제를 하면 2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 수익보다는 임대-임차인 고객DB 확보다 더 매력적
다방 입장에서 다방페이는 새로운 수익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방 관계자는 "새로 수익을 내는 서비스라기 보다는 여전히 노후화되고 낙후된 부동산 비즈니스를 더 투명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한 결과물이 다방페이"라고 설명했다. 다방페이를 지원하는 카드사들이 대부분 수수료를 가져가고, 시스템 구축 및 운영비 정도만 다방이 가져간다.
대신 다방페이 사용자들이 많아질수록 임대인, 임차인들에 대한 양질의 고객DB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부동산O2O 시장에는 사용자들이 언제 어떤 경로로 얼마짜리 집에 살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다방 관계자는 "결국 최종단에서 결제가 이뤄져야 이러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임대인과 임차인을 연결시켜주는 중개 플랫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제를 한 고객들에 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교하게 타게팅한 이후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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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페이 가입자들은 5천명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결제에 활용하는 비율이 소수에 그친다는 점은 앞으로 개선해나가야할 과제로 꼽힌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월세를 받는데 굳이 다방페이를 사용하면서 2.5% 수수료를 내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은 탓이다.
이에 대해 다방 관계자는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수수료를 물어서라도 월세를 신용카드로 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임대인들의 경우 개인 사업자들보다는 임대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법인 사업자들은 보다 손쉽게 임차인들의 납입내역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