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장과 달리 최근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발생한 것은 단통법이 아닌 알뜰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19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공받은 ‘최근 3년간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 및 ‘이통3사와 알뜰폰 ARPU 현황 및 통계청 가계통신비 현황’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2014년을 기점으로 줄어드는 통계청의 가계통신비 통계자료는 이통 3사 대비 40% 수준의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를 기록한 알뜰폰의 성장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가입자 1명당 평균 매출을 뜻하는 ARPU는 곧 통신서비스 가입자가 통신사에 지불하는 통신요금의 규모를 의미한다. 통신사의 ARPU가 상승한다면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통신비가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자료에 따르면, 이통 3사의 경우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ARPU가 상승했으며, 3사를 종합하면 2012년 3만1천295원에서 3만5천791원으로 약 14.3% 상승했다. 반면 알뜰폰의 경우 2013년 대비 ARPU가 큰 폭으로 하락해 2016년 3분기 현재 ARPU가 1만5천329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통 3사 대비 42.8% 수준이다.
정부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월평균 가계통신비 통계를 근거로, 단통법 시행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성공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월평균 가계통신비는 2014년 15만350원에서 2015년 14만7천725원, 지난해 3분기 현재 14만1천969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4년 1분기와 현재 수치를 비교하면 1만7천411원 하락했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 3사 ARPU가 도리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가계통신비 인하는 단통법의 효과가 아닌 알뜰폰의 성장에 기인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게 녹소연 측의 분석이다.
최근 3년간 이동통신 가입자 현황 자료를 보면, 알뜰폰의 경우 2014년 1월 기준 약 260만명에서 지난해 11월 현재 약 677만명으로 약 417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통 3사의 가입자 증가분은 약 213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분인 약 630만명 중 약 3분의 2가 알뜰폰 가입자 증가로 인한 것이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 측은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3사의 ARPU가 올라갔다는 점에서 오히려 단통법 시행이 가계통신비 인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통계상 나타난 가계통신비 하락은 낮은 ARPU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알뜰폰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이라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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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해외 주요국의 경우 알뜰폰 점유율이 11~13%선에서 수렴되고 있는데 국내 알뜰폰 가입자가 1천만명을 돌파한다면 월 가계통신비가 12만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점 상태에 빠진 통신시장에 경쟁을 촉진시켜 가계통신비 인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알뜰폰 지원책을 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알뜰폰 지원책으로 ▲전파사용료 영구 면제 ▲알뜰폰 서비스센터 설립운영에 대한 지원근거 마련 ▲농협 등 공적금융기관 포함 알뜰폰 유통점 확대 등 종합적인 지원책을 담은 ‘알뜰폰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