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은 CES2017에서 무엇을 봤을까

"빨라지는 기술 융복합에 신속히 대응해야"

방송/통신입력 :2017/01/16 17:43    수정: 2017/01/16 17:44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도 미국 중심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또 ICT 융합으로 기술과 산업의 경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최근 CES 2017에 참여한 기업들이 한결같이 내놓은 반응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16일 최양희 장관 주재로 CES 2017 동향 간담회를 열고, CES 참여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정부가 향후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산업계의 현실적인 수요에 맞춰 정책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박현제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융합서비스CP는 “CES 2017의 화두는 지능정보사회, 제4차 산업혁명이었다”면서 “지능정보사회를 이끌 AI, IoT, 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이 이번 CES의 핵심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ICT 기술이 자체적인 기술혁신은 물론 가전제품, 자동차, 의료, 로봇 등 다른 산업과 융합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창출되면서 업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혁신이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CES 전시에 참여한 회사들도 ICT 융합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태원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은 “자동차 업계가 신제품을 선보이는 곳이 모터쇼라면 CES는 OEM(완성차 제조사)이나 부품 회사들이 기술력을 소개하는 자리고 특히 ICT 회사와 융합을 홍보하는 기회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완전자율주행을 뜻하는 레벨4 수준의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어떤 한 회사의 특정 기술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인프라와 법규제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빨리 협의 체계를 구축해야 CES에 참여한 기업들이 말했던 2021년 자율주행 시대에 발걸음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진현 KT 연구소 상무는 “융합이, 거대한 영역이 아니라 작은 기술을 묶어서 움직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부분을 체감했다”며 “예를 들면 이전까지 가상현실(VR) 같은 것은 360도 영상이나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정도로만 봤지만 이번 CES에서는 한동안 잊혀진 햅틱 기술과 융합해 시각 뿐만 아니라 촉각 기술까지 더해졌고 앞으로는 후각 등 오감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점을 내다보게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AI에 대등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실제 CES 2017의 주인공은 전시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아마존 알렉사였다는 평이 많았다.

이민 삼성전자 TV사업 부문 상무는 “기술적으로는 중국 회사들도 하드웨어 완성도나 사양 면에서 많이 대등한 관계까지 올라와 있다”며 “앞으로는 기술 융합을 어떻게 해서 완성된 경험에 대해 소비자에 어떤 가치를 줄 것인지가 중요해졌다”고 평했다.

이 상무는 또 “중국이 하드웨어 측면에서 많이 올라왔다면 미국에서 주도하는 인공지능 플랫폼 기반 서비스는 하드웨어와 결합해 경험을 축적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상당부분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류혜정 LG전자 H&A부문 상무 역시 “음성인식 분야의 AI만 본다면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적어도 일찌감치 개방해 (본격적인 AI 서비스 확산에) 문턱이 있었지만 올해 CES를 보니 그 문턱을 상당히 약화시켜둔 점이 보였다”고 말했다.

AI 스피커 ‘누구’를 선보이면서 국내 기업으로는 상대적으로 진척된 모습을 보인 SK텔레콤도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박명순 SK텔레콤 미래기술원장은 “음성인식 기술을 구현할 때 인식 전처리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칩셋과 솔루션을 글로벌 두 개 회사가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어서 누구를 만들 때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소싱하지 못했다”며 “보이는 큰 기술 뿐만 아니라 그 밑에 있는 기술도 함께 갖춰야 하는 것처럼 코어기술을 확보해야 에코시스템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을 청취한 정부는 민간 주도의 노력에 더해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양희 장관은 “CES 2017 등 최근의 글로벌 기술 산업 트렌드를 보면 과학기술과 ICT 기반의 파괴적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런 혁신이 지능정보사회, 제4차 산업혁명으로 통칭되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면서 “미래부는 지난해 관계부처 합동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기술 산업의 경계가 파괴되는 융복합 기술혁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장관은 또 “올해는 지난 4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의 글로벌 트렌드 등을 반영해 지능정보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과 융합을 더욱 강화해 지능정보사회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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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장관은 특히 “무엇이 뜨는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지는가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국내의 가장 큰 어려움은 기존 기업이 몰락하지 않고 갈아타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미국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회사들이 조금 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인수합병(M&A)에 나선다거나 발빠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