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특검 출석...삼성 초긴장

이 부회장 "국민들께 송구합니다"

디지털경제입력 :2017/01/12 09:38    수정: 2017/01/12 09:45

정진호, 조재환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대가성 특혜자금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9시30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지난 2008년 '삼성특검' 이후 9년 만에 특검 포토라인에 다시 서게 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국민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머리 숙여 사죄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뇌물공여 등 피의자 신분으로 이 부회장을 불렀다.

특검은 지난해 7월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것과 관련 청와대와 삼성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보고 이 부회장이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의혹 전반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는 특검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 등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대가로 최순실 모녀의 승마훈련에 돈을 대고 박 대통령이 사실상 배후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강남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삼성 측은 "(특혜 합병 등)어떤 대가를 바라고 지원금을 준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강요 내지는 강압에 의해 마지못해 자금을 지원한 것이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항변하고 있다.

특검은 이에 앞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귀가시킨 바 있다.

특검 조사 이후 이 부회장의 신병 처리 문제도 관심거리다.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 등 원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204억원 출연했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위해 최씨가 설립한 독일 코레스포츠에 35억원(280만 유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특검 출석으로 삼성 그룹 미래전략실은 물론 삼성전자 등 각 계열사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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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출석 현장에는 관련 부서 인력들이 총출동해 만약의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13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