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과 관련 특검에 소환됐던 삼성그룹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19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마치고 오늘(10일) 새벽 귀가함에 따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특검은 어제(9일) 오전 두 사람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 이후 최순실-정유라 모녀에 대해 삼성의 자금 지원이 집중된 것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특검은 두 사람에 대해 조사 도중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거나 구속영장 신청 여부의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밤샘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새벽 5시께 일단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최 부회장과 장 사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신청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최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이번 특검 조사가 처음이다. 따라서 특검이 최 부회장의 입을 통해 자금 지원의 대가성 의혹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는지 여부에 따라 삼성 수사의 종착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소환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검의 수사 일정상 또 다른 대가성 지원이 의심되는 SK나 롯데그룹에 대한 조사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소환 조사는 이번 주가 유력하다.
삼성그룹은 일단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 특검 소환에 장시간 임하고 귀가하면서 향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소환이 아직 남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최순실 모녀의 승마훈련을 지원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은 청와대의 지시 내지는 강압에 못 이겨 마지못해 돈을 뜯긴 피해자일 뿐 어떤 대가를 바라고 자금을 지원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최순실 모녀를 직접 지원한 사실은 절차 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이날 최 부회장과 장 사장도 자금 집행 당시에는 비선 실세인 최순실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특검 조사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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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수수혐의 입증의 고삐를 죄고 있는 특검은 박 대통령과 삼성, 그리고 최씨 모녀간 모종의 거래에 주목하면서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204억원 출연했다. 또 정씨의 승마 훈련을 위해 최씨가 설립한 독일 코레스포츠에 35억원(280만 유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