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적으로 추친해 온 정책의 성공적 마무리와 끊김없는 과학기술·ICT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2017년 업무 추진계획’을 내놓으면서 덧붙인 말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빛이 바랜 창조경제 사업이 자칫 정책 추진의 동력까지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제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혁신과 창업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최순실 국정농단의 파문이 어렵게 불붙은 창업과 혁신의 불씨를 꺼트릴까 우려한 까닭이다.
미국과 EU, 일본에서는 혁신에 방점을 찍고 ‘과학기술→혁신→경제사회발전’으로 이어지는 STI(Science Technology Innovatio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벤처 투자규모가 급증하고 있고 벤처 투자시장은 점차 대형화, 글로벌화 하는 추세다.
이미 택시 한 대 보유하지 않고 있는 우버의 기업가치는 80조원에 육박해 자동차 제조사인 GM과 포드를 지난 2015년 추월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운영하며 고삐를 더 당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최순실 국정농단의 여파로 ‘창조경제’가 부정과 비리의 아이콘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며, 그동안 ‘창업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온 미래부는 개편돼야 할 정부조직으로만 비춰지고 있다.
미래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중앙부처가 새해 업무보고에서 ‘창조경제’를 지우고 대신 ‘4차 산업혁명’을 앞세운 데는 지능정보사회로 가야한다는 당위성 외에, 그 이면에는 이러한 분위기가 무관치 않게 작용한 측면이 크다.
일각에서는 올해 각 부처가 마련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한 추진 계획이 3개월짜리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이 업무보고에 앞선 사전브리핑에서 “올해 업무보고 내용에는 지능정보사회 대비책과 혁신방향이 제시돼 있다”며 “과학기술 기반 혁신이 우리나라의 향후 정부조직 방향으로 나가야 하고 융합형 부처가 바람직하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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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과학기술 기반 혁신과 ICT를 통해 지능정보사회를 위한 국가 혁신을 이뤄내는 것이 필요하고 세계적인 경쟁체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먼저 국가적 비전과 아젠다를 마련하고 다음 정부와 정권이 (정부조직 개편을) 구상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에 따른 사회 변화에 대비하고, 스타트업 등 신생 벤처기업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튼튼한 징검다리를 놓아야 할 시기에 국정의 혼란이 미래의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