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한국 진출, ‘인증 벽’ 만나다

[전기차 결산 4] 테슬라, 한국 시장 준비 어땠나

홈&모바일입력 :2016/12/28 15:39    수정: 2016/12/28 15:39

올해 겨울 국내 매장 오픈을 약속했던 테슬라는 끝내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매장 오픈과 차량 판매를 위한 필수 절차인 ‘제작사 인증’이 끝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테슬라 매장 오픈은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크게 주목을 받은 계기는 보급형 모델 3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4월 1일(한국시각)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를 모델 3 사전예약 가능 국가라고 처음 밝혔다.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강남에 국내 법인 등록을 마친 뒤 5개월만에 나온 발언이었다.

그의 발언 이후, 테슬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커졌다. 머스크 발언 이후 테슬라 차량 정보 공유를 위한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가 네이버, 페이스북 등에 개설됐고 모델 3 사전 예약을 완료했다는 국내 예비 테슬라 오너들의 인증샷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스타필드 하남 지상 2층 주차장 외벽에 자리잡은 테슬라 로고. 이곳이 국내 첫 테슬라 완속충전기가 자리잡는다는 의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CTO부터 부사장까지...활기찼던 테슬라 임원진 국내 행보

보급형 모델 3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지자, 국내 시장 파악을 위한 테슬라 임원진들의 움직임도 바빴다.

올해 우리나라를 다녀간 테슬라 임원진은 JB 스트라우벨 테슬라 CTO, 니콜라스 빌리저 테슬라 북아시아 및 일본 담당 부사장 등이었다. 우리나라에 방문하지 않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1월 14일 미국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한국 기업과의 협력 중요성을 언급했다.

지난 5월 제주포럼 연설에 나섰던 JB 스트라우벨 테슬라 CTO (사진=지디넷코리아)

스트라우벨 CTO는 지난 5월 27일 제주도 중문에서 열린 제주포럼에서 ‘전기차가 몰고 올 생활혁명’이라는 주제의 연설을 가졌다. 그는 현장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모델 3를 제 때 배송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제주 지역 내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스템에 대한 깊은 관심도 나타냈다.

빌리저 부사장은 지난 11월 29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730에 위치한 테슬라 강남 매장 겸 사무실에 들려 국내 사업 진출 현황을 점검했다. 그는 지난 8월 19일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에서 “전기차 혁명을 한국으로 가져오겠다”며 테슬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8월 19일은 테슬라가 한글 홈페이지를 개설한 날이자, 모델 S와 모델 X의 국내 사전 예약 시작 날짜다.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WINTER 2016’ 오픈 약속한 테슬라, ‘제작사 인증’ 난관 만나다

테슬라는 지난 8월 31일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스타필드 하남’ 내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한다는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또 내년 상반기 말까지 25개소의 데스티네이션 충전 인프라(완속 충전기)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테슬라는 심지어 스타필드 하남 쇼핑몰 오픈 당일인 지난 9월 9일, 매장 외벽에 오픈 일정을 ‘WINTER 2016'로 표기했다. 연내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해 환경부 인증을 받은 ’모델 S 90D'를 판매시킨다는 전략이었다.

올해 11월 29일 스타필드 하남 내 테슬라 매장이 오픈될 예정이었다(사진 1). 하지만 인증 등의 이슈로 이 매장의 오픈 예정일은 해를 넘기게 됐다 (사진 2). 28일 현재 스타필드 하남 테슬라 매장 모습 (사진 3).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기대와 달리 ‘자동차 제작사 인증’ 절차가 테슬라 국내 진출에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

테슬라는 연내 국내 매장 오픈을 위해선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국토교통부 등에서 요구하는 인증 절차를 마무리 지어야했다. 테슬라는 지난 11월 7일 국내 판매 차종인 모델 S 90D로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하는 자동차 제작사 인증을 받지 못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테슬라가 아직까지도 담당자에게 제작사 인증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연내 매장 오픈이라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스타필드 하남 측은 고객들에게 “11월 29일 테슬라 매장 오픈 예정”이라고 알려왔지만, 결국 이 계획은 미뤄지게 됐다.

■‘디자인 스튜디오’ 구축한 테슬라, 국내 전기차 붐 일으킬까

테슬라는 사실상 해를 넘겨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이내까지 테슬라 매장 오픈이 가능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테슬라는 국내 매장 오픈과는 별개로 한국 전기차 시장 선도를 위한 자체 전략에 전념하고 있다. 그 전략의 핵심은 바로 슈퍼 차저와 바로 디자인 스튜디오다.

아츠코 도이 테슬라 아태지역 언론 총괄은 지난 11월 9일 지디넷코리아로 보낸 이메일을 통해 “한국 기술 업체들과 협력해 서울 지역 내 고품질의 슈퍼차저를 선보일 것”이라며 “설치 과정에 대한 안전도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내년에 서울, 부산을 포함한 총 5개 지역에 급속충전기 슈퍼차저를 설치할 계획이다. (사진=테슬라)

국내 슈퍼차저 설치에 대한 테슬라의 계획은 지난 18일 공식화됐다.

당시 테슬라는 한글 버전을 포함한 글로벌 홈페이지에 내년 슈퍼차저 설치 예정 지역을 지도에 공개했다. 테슬라가 공개한 지도에 따르면 서울, 부산 등 우리나라 총 5개 지역이 슈퍼차저 설치 지역에 포함됐다.

테슬라 매장의 ‘얼굴’이기도 한 디자인 스튜디오도 영동대로 매장 2층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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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스튜디오’는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직접 모형물 이동과 스크린 터치를 통해 나만의 테슬라 차량을 꾸밀 수 있는 곳이며,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 테슬라 매장들도 ‘디자인 스튜디오’를 갖췄다.

‘디자인 스튜디오’ 구축은 테슬라의 국내 사업 진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시 되고 있는 국토교통부의 제작사 인증이 마무리되면, 스타필드 하남 매장 뿐만 아니라 강남 매장의 오픈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730에 위치한 테슬라 강남 매장 겸 사무실에 '다지인 스튜디오'가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