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이동 확 줄었다…왜?

경기 침체에 아이폰7 부진 영향이 커

방송/통신입력 :2016/12/28 15:38    수정: 2016/12/28 15:38

휴대폰 번호이동 시장이 이달 들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사태가 일어난 지난 9월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유통가에서는 연말연시 반짝 특수를 기대했지만, 경기침체 여파로 기대를 무색케 할 지경이다.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12월 이동전화 번호이동 누적 건수는 알뜰폰 포함 33만7천여건이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1만3천500건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연말까지 나흘이 남았지만 누적 40만건도 못 넘길 가능성이 크다.

올해 들어 번호이동 시장은 월간 60만 안팎의 규모를 유지해왔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노트7이 단종됐던 9월의 경우에만 월간 누적 49만3천여건을 기록했고, 지난달 연간 최대 누적 수치인 62만7천여건까지 오르기도 했다.

2016년 월간 이동전화 번호이동 건수. MVNO 포함, 자사 번호이동 미포함

번호이동 건수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휴대폰 시장이 축소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통사 서비스 가입유형은 010 신규가입, 기기변경, 번호이동 등이 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이 세가지 유형은 매달 비슷한 비중의 건수를 기록해왔다.

유통가에서 기기변경 등에 특별한 판매장려금이 쏠리지 않은 한 번호이동 시장이 축소될 때 다른 유형의 가입자도 줄어들고, 기기 판매량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9월에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으로 대기수요도 흡수하지 못했고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달보다 신규 가입자가 줄어드는 모습이 있었지만, 이번 달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번호이동 수치가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폰7의 부진이 번호이동 시장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판매량 선두권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예년과 비교해 올해는 보다 이른 시점부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되면 연말까지는 판매량이 버티는 편이었지만 아이폰7은 11월 판매량과 12월 판매량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갤럭시노트7 빈자리를 갤럭시S7 시리즈가 충분히 메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폰7의 판매 부진이 연말연시 특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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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결합상품 중심의 통신사 마케팅 구조가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 중심 축으로 더욱 기울게 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그럼에도 당장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방문객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경기침체의 문제가 꼽힌다. 정국 혼란과 함께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단말 수요 자체가 줄어든 점도 있다”면서도 “당장 신규 단말 공개를 앞둔 시점도 아닌데 이 정도의 시장 위축은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의 수준이 상당히 얼어붙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