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아날로그, 유료방송시장 둘로 나눈다

지리적 시장 획정은 당분간 SO 방송 구역으로

방송/통신입력 :2016/12/26 18:34    수정: 2016/12/27 08:41

정부가 유료방송 시장을 아날로그 케이블로 구성되는 ‘아날로그 유료방송시장’과 기존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으로 분리키로 했다.

두 시장 간에 경쟁이 일어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리적 시장은 아날로그 시장과 디지털 시장 모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방송구역으로 획정키로 했다. 다만, 디지털 시장의 경우 전국사업자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향후 변경 가능성을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는 일반적인 경쟁상황평가 절차에 따라 ▲단위시장 획정 ▲평가지표 개발 ▲자료 수집 및 측정 ▲분석 및 평가의 단계로 진행됐다. 방송시장의 환경변화를 감안하여 시장획정 방식을 이에 맞게 변경했다.

■ 채널-프로그램 시장 구분은 그대로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를 위한 시장 획정 결과 ▲유료방송시장 ▲방송채널 거래시장 ▲방송프로그램 거래시장 ▲방송광고시장 등으로 구분했다.

방송채널 거래시장과 방송프로그램 거래시장은 시장 현황 검토 결과,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기존 시장획정을 유지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방송광고시장은 지상파와 종합평성채널, 일반 PP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 때문에 지상파를 별도 시장으로 보던 전례와 달리 단일시장으로 변경됐다. 광고 판매 방식, 단가, 광고주 인식 등에서 다를 바가 없다는 이유다.

관심이 쏠린 유료방송시장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장을 처음으로 분리했고, 지리적 시장은 SO 구역별로 획정 했다.

■ 아날로그, 디지털 왜 나눴나

유료방송시장이란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의 방송플랫폼 사업자가 가입자에게 다채널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을 말한다.

올해 평가 결과 유료방송시장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등 기술 방식에 따른 분리 획정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VOD와 UHD 방송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날로그에서는 제공이 불가능하다. 이같은 상품속성의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또 단체가입 중심이란 점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아날로그 케이블과 기존 디지털 서비스 사이에 수요 대체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단일 경쟁시장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 8VSB, 지리적 구분은 추가 논의

아날로그 회선에 디지털 방송의 화질이 송출되는 8VSB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남는다.

올해 평가에서 8VSB는 경제적 거래 측면에서 아날로그, 기술방식으로는 디지털로 봤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시장획정을 분리했지만 8VSB는 양쪽에 발을 걸친 셈이다.

박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미디어연구실장은 “시장획정을 한다고 하면 기술적 측면이 아니라 서비스 측면을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날로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사무국 측은 “연구반 내에서도 대다수가 아날로그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양쪽 시장에 넣어 경쟁상황으로 평가하고 내년 초부터 시장획정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리적 시장 구분도 추가 논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지리적 시장은 아날로그 시장과 디지털 시장 모두 SO 방송구역으로 획정했다.

하지만 디지털 시장의 지역사업자가 아닌 전국사업자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현재 획정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점을 전제했다. 아울러 시장동질화가 진행중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지리적 시장 획정도 향후 변경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상황평가결과는 시장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개선, 경쟁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때문에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불허할 당시 시장획정에 따른 경쟁제한성을 문제 삼았기 때문에 이번 평가가 주목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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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도 평가결과를 잣대로 삼은 공정위는 아날로그와 케이블을 단일시장으로 보고 권역별 점유율을 따졌다. 반면 방통위가 내놓은 올해 평가결과는 아날로그와 케이블을 분리 획정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8VSB 시장에 대한 명확한 구분 기준이 서지 않았고 지리적 시장도 추가 논의를 한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M&A 불허 여파 이후 이 부분의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