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표준약관 배기량 기준 대차 조항 부당"

렌터카업계 "소비자 권익 침해"..."차량 가격 반영해야"

카테크입력 :2016/12/15 14:05

정기수 기자

배기량을 대차 기준으로 정한 '자동차보험표준약관'의 개정된 대차료 규정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법무법인 바른과 함께 15일 강남구 테헤란로 바른빌딩에서 지난 4월 개정된 자동차보험표준약관 문제점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렌터카연협회 박흥배 부장을 비롯해 법무법인 바른 김도형, 이봉순, 한정현 변호사와 렌터카 업체 담당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바른은 렌트카연합회와 보험계약자 등을 대리해 행정소송 및 공정위 불공정약관 심사청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들 업무의 진행상황에 대해 먼저 브리핑한 뒤, 표준약관 시행 이후 발생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업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법무법인 바른 김도형 변호사가 '자동차보험표준약관 개정 관련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법무법인 바른)

금융위원회는 올해 4월부터 변경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손해보험사들에게 배포해 시행하고 있다. 대차료 인정기준액과 관련해서 개정 전에는 '동종'의 자동차를 빌리는데 필요한 비용만큼 보험금으로 지급했으나, 개정 후에는 '동급' 즉 비슷한 배기량(cc), 연식의 자동차를 빌리는데 필요한 비용만큼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BMW사의 5시리즈가 사고가 나서 수리기간 동안 렌트를 이용하는 경우 과거에는 차값이 비슷한 외제자동차 상당의 대차료를 보험사가 부담했다면, 개정 후에는 현대자동차 소나타에 대한 대차료를 지급하게 된다. BMW 5시리즈는 신차 기준 가격이 7천500만원 가까이 되는데 반해 현대차 소나타의 경우 2천200만원에 불과하지만, 두 차량이 2천cc로 동일한 배기량이기 때문이다.

김도형 변호사는 "시가 7천500만원의 외제차 사고 시 시가 2천200만원 차량의 대차료만 지급하는 보험약관으로 인해 통상손해액과 보험보상액의 차액을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개정된 표준약관 조항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또 "사고를 당한 외제차량 소유자가 동종 외제차 렌트를 원할 경우 그 차액을 보험사가 아닌 가해자가 부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외제차 소유주뿐 아니라 국산차 소유자들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한 업체 관계자는 "표준약관 시행 후 고가 외제차량이 전혀 렌트되지 않고, 유예기간도 없이 시행된 표준약관 때문에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종 외제차 렌트비용을 지급받기 위해 외제 차량 소유자들이 보험사에 직접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실제로 동종 외제차 렌트비용을 지급해주는 보험사도 있는 등 시장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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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해결책을 제안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렌터카업체 임원은 "배기량을 줄이면서 성능을 높이는 최근 자동차 업계 추세를 감안하면 배기량이 동급차량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며 "동급차량의 기준에 배기량 외에 자동차 가격도 반영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