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금융그룹은 왜 '옐로'를 버릴 수밖에 없었을까?
당초 기대했던 옐로모바일과 시너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옐로'는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근거없는 리스크로 작용했다.
지난해 2월 기존과 다른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내세우며 출범했던 옐로금융그룹이 데일리금융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 금융그룹은 금융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나 기술을 가진 다양한 스타트업들로 구성됐다. 그룹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대부분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법인 형태 자회사를 두고 있는 구조다. 자회사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도록 해 핀테크 시대에 맞는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옐로금융그룹(현재 데일리금융그룹)은 출범 당시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로부터 개인자격으로 투자를 유치했었다. 현재 사명을 바꾼 시점에서 이 대표의 지분은 점차 줄어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금융그룹이 설립 당시 '옐로'를 앞세웠던 이유는 새로운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구상하기 위해 벤처연합인 옐로모바일과 협업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당시만해도 이 대표는 공동 창업자 겸 데일리금융그룹의 대주주였다.
■플랫폼-데이터 협업 기대했으나...
신승현 데일리금융그룹 대표는 그동안 옐로모바일과 협업을 하게된 구체적인 이유를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기존 옐로모바일에 합류한 여러 경쟁력 있는 모바일 서비스 스타트업들이 가진 플랫폼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유통시킬 수 있는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첫번째다. 새로운 디지털 금융 시장이 결국 모바일 세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보다 기술적인 이유에서다. 옐로모바일이 가진 쿠차, 피키캐스트, 여행박사 등 서비스가 보유한 사용자 데이터들과 자사 금융 서비스를 매칭 시키는 방법으로 신용평가모델을 정교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예를들어 여행을 안 다니다나가 자주 가거나 쇼핑을 안 하다가 많이 하는 등의 정보를 이들 기업들로부터 파악해 기존 신용평가정보와 연결시키면 전통 금융사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틈새시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데일리금융그룹 산하에는 로보어드바이저(쿼터백자산운용), 보험추천(디레몬), 금융데이터 분석(브로콜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런 서비스는 기존 고액 자산가보다는 그동안 전통적인 금융시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보게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신용도를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핵심역량으로 꼽힌다.
굳이 옐로모바일 소속 스타트업들이 아니라도 소셜커머스, SNS, 여행 등 분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앱은 적지 않다. 다만 이들과 개별적으로 논의하기보다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의 연합인 옐로모바일과 협업하는 것이 더 효율성이 높다고 봤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같은 협업 구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척되지 않았다. 신승현 대표는 "회사 이름을 변경한 것은 앞으로 나갈 방향과 괴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법안이 나왔지만 신용정보법 등을 수정하기 어려운 탓에 원하는 수준의 협업을 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같은 회사로 오해하기도"
더구나 시너지를 기대했던 '옐로'라는 이미지는 그동안 득보다 실이 많았다. 옐로모바일은 70여개 벤처기업들의 연합체로 출범한 만큼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수익을 내는 스타트업과 그렇지 않은 스타트업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데다가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연합하다보니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데일리금융그룹은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옐로모바일 관계사라거나 비슷한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근거없는 우려가 해외시장에서 자사를 평가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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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옐로금융그룹은 2일 임시주총을 거쳐 '옐로'를 버리고 데일리금융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기존에 중간 지주사로 금융정보, 상품, 서비스를 제공했던 옐로마켓플레이스, 금융 데이터 축적, 분석, 시각화 및 보안, 인증 등을 지원하는 옐로데이타웍스는 각각 데일리마켓플레이스, 데일리인텔리전스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데일리금융그룹과 옐로모바일은 한 배를 탄 긴밀한 사이라기보다는 서로 이해관계에 따라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경우에만 협업이 이뤄지는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