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AR폰 '팹2 프로', 어디에 쓰나요?

교육·의료 등 용도 다양…콘텐츠 생태계가 관건

홈&모바일입력 :2016/12/05 16:43    수정: 2016/12/06 13:18

정현정 기자

레노버가 세계 최초의 증강현실(AR) 스마트폰 ‘팹2 프로(Phab 2 PRO)’를 한국 시장에 내놨다.

구글의 증강현실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 ‘탱고(Project Tango)’를 지원하는 첫 제품이다.

증강현실이란 현실 세계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그래픽이나 멀티미디어 합성하는 기술을 말한다. 가상현실(VR) 보다 활용 가능성이 높고 관련 시장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이를 활용하는 서비스를 떠올리면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정도가 꼽힐 정도로 활성화 초기 단계다.

그동안 구글 프로젝트 탱고에 대한 개발자들의 관심은 뜨거웠지만 지금까지는 일부 시제품을 제외하고는 이를 지원하는 기기가 없었기 때문에 실제 콘텐츠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첫 상용 제품인 레노버 팹2 프로 출시를 계기로 개발자들의 증강현실 솔루션 활용 콘텐츠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레노버가 출시한 세계 최초 증강현실(AR) 스마트폰 '팹2 프로' (사진=지디넷코리아)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팹2 프로 신제품 발표회에서 한국레노버는 우선 박물관, 병원, 학교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산업용이나 교육용으로 증강현실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CT로 촬영한 환자의 뇌 이미지를 3차원으로 구현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진단을 하는 의사와 수슬을 하는 의사가 원거리에서도 동일한 이미지를 보면서 협업을 할 수 있다.

레노버 팹2 프로로 환자의 뇌 이미지를 3차원으로 불러낸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증강현실 기술이 의료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교육 분야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는 실차 크기의 전기차 이미지를 증강현실 기술로 불러내 내부를 들여다보고 색상을 바꿔보거나 충전과 시동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뤄지는지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또 각 시간대와 위치별로 태양과 달의 위치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확인하거나 시시각각 변하는 지구에서 보는 달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가장 유용하게 쓸 만한 기능은 측정 관련한 서비스다. 가구를 구입할 때 줄자로 힘들게 공간 너비를 잴 필요 없이 팹2 프로 카메라를 방 안에 비춰 공간의 크기를 가늠하고 가상의 가구를 배치해 볼 수도 있다. 실제 행사장 바닥에 카메라를 비춰 네 귀퉁이를 설정해 사각형을 만들자 이 공간에 크기가 몇 제곱미터인지 쉽게 계산할 수 있었다. 가구나 인테리어 업체 등과 협업해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레노버 팹2 프로로 실제 공간에 가상의 의자를 놓아봤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동료 기자에게 팹2 프로로 기자의 키를 측정해 줄 것을 부탁해해보기도 했다. 측정 결과는 1.6m로 165cm 정도인 실제 키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170대 초반 대인 동료 기자의 키는 1.8m로 측정되기도 했다. 센티미터(cm) 단위까지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3m 이상 거리가 떨어져야 가능하다고 한다.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활용할 수 있는 게임 콘텐츠도 증강현실 활용 분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는 포켓몬고 같은 단순한 게임으로 많이 알려져있지만 '텔레프레젠스' 기술을 통해서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과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탱고 API가 공개되어 있어도 실제 기기가 없어 검증을 못했던 게임 개발사들이 팹2 프로 초기 수요에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현실 공간에 가상의 애완견을 불러내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수 년 전부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SK텔레콤은 레노버와 협업해 증강현실 콘텐츠가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15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증강현실 솔루션 'T-AR for 프로젝트 탱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게임, 유용한 툴, 위치, 교육 서비스 등 30여개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들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돼있는데 탱고가 적용된 스마트폰에서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팹2 프로는 증강현실 기술을 구현을 위해 총 4개의 특수카메라를 탑재했다. 특히 후면에는 깊이와 심도를 파악하는 특수 카메라와 명암을 파악하는 어안(Fisheye) 카메라 등 3개의 카메라가 실제 공간을 2차원이 아닌 3차원으로 인식하게 된다. 깊이를 인식하기 위해서 수많은 센서가 1초에 25만번 이상 동작하면서 빠르게 공간을 인식한다.

레노버 팹2 프로 후면에는 3개의 특수 카메라가 탑재돼 실제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증강현실 기능을 제외하면 팹2 프로의 성능은 프리미엄 패블릿 수준이다. QHD(2560x1440) 해상도 디스플레이, 4GB 램(RAM), 64GB 내장메모리, 1600만화소 후면카메라와 800만화소 전면카메라, 4050mAh 배터리 등을 탑재했다.

팹2 프로의 화면 크기는 6.4인치로 구글이 탱고 프로젝트의 조건으로 내세웠던 6.5인치 이하를 조금 밑돈다. 크기 만큼 무게도 259g으로 무거운 편이다. 한 손에 들고 사용하기에는 벅찬 크기지만 테두리에 2.5D 곡면 글라스를 적용해 그립감을 살렸다.

관련기사

◇레노버 '팹2 프로' 세부 사양

▲퀄컴 스냅드래곤652 프로세서 ▲6.4인치 QHD(2560x1440) 디스플레이 ▲안드로이드6.0 마시멜로 운영체제 ▲4GB 램(RAM) ▲64GB 내장메모리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 ▲후면 1600만화소, 전면 800만화소 카메라 ▲4,050mAh 배터리 ▲크기 179.83x88.57x10.7mm ▲무게 259g ▲출고가 59만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