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최서언으로 개명) 국정농단 수사를 맡은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0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차은택 씨 측근의 KT 광고 담당 임원 인사 개입 이후 최순실 씨와 차씨가 함께 실질적으로 지배한 광고기획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인사청탁과 일감 몰아주기를 적극 부인해온 KT는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둔 황창규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은 이날 수사결과 발표에서 “최순실과 안종범 전 수석이 직권을 남용해 최순실과 차은택이 추천한 이동수, 신혜성 씨를 각각 광고 발주를 담당하는 전무와 상무보에 채용토록 하고 더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주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안종범 씨는 청와대에서 경재수석과 정책조정수석을 맡아온 인물이다. 직위 권한을 넘어서는 범위로 KT에 대해 인사 개입과 광고 수주를 통한 특정인의 이권 몰아주기에 개입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인사 개입에는 차 씨의 측근을 채용토록 했고 광고 수주 수익은 차 씨와 최 씨의 회사로 흘러갔다.
검찰은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안종범, 차은택 등의 범죄 사실에 상당한 공모관계가 있는 것으로 봤다.
앞서 의혹 제기 이후 KT는 인사개입, 광고 몰아주기 등의 문제가 불거졌을 때 주요 쟁점 사실을 모두 부인해왔다. 지난 10일 KT는 입장자료를 내고 “광고대행사와 직접 계약을 맺을 뿐 제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지난 15일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장 직에서 사임한 이동수 씨가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관여한 영상 광고 24편 가운데 6편을 차 씨가 보유한 아프리카픽쳐스가 제작을 맡았고, 5편은 더플레이그라운드가 대행을 맡았다. 특히 더플레이그라운드의 경우 설립 1년도 안 돼 KT의 광고 여러 편을 따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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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수차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검찰 판단과 배척돼 향후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황창규 회장의 거취에 시선이 쏠린다.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의 기금 모금에 동참했던 기업들이 대가성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그동안 KT가 부정해 온 인사청탁 여부조차 거짓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의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결과에 따라 황 회장 연임을 점쳤던 기류가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