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방적인 구글의 국내 지도 반출 요청을 거부했다.
정부가 요구한 안보 위협 보완대책을 구글이 수용하지 않은 게 불허의 결정적인 이유였다.
정부는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지도 국외반출협의체’ 회의를 열고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내 지도 해외 반출은 안보 위협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고, 정부가 구글 측에 이의 해소를 위한 보완 방안을 제시했으나, 구글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반출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과 미래창조과학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행정자치부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참가했다.
정부는 그러나 "향후 구글 측이 (보완책을 수용하는 등) 입장을 바꿔 지도 반출을 재신청하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 16조에 따라 지도정보의 국외 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예외적으로 보안 위협 해소가 가능할 경우 '지도(측량성과) 반출 협의체' 심사를 거쳐서 반출할 수도 있게 했다.
국토부 등 14개 정부기관에서 제정한 공간정보 관리규정을 통해 지도 및 항공사진상 군사시설 등을 보안 처리하면 반출이 가능해 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구글의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 논란의 쟁점은 구글이 보완 위협 해소를 위한 정부 조건을 수용하느냐 안 하느냐의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이 반출한 국내 지도 데이터와 구글 위성 사진을 결합할 경우 국내 주요 군사 시설이 그대로 노출되는 등 안보 위협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를 감안해 구글 지도 데이터를 반출하려면 주요 안보 시설이 위성 사진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이른바 '블러'(blurred) 조치를 취해야 반출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이같은 기준을 따르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이런 규제를 다 받고 서비스 하는데 구글만 규제 없이 지도를 반출해 서비스할 경우 역차별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강력히 제기됐었다.
업계에서는 "한국 지도를 가지고 서비스를 할 거면 한국 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구글은 그러나 자사 서비스를 위해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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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런 논란 때문에 결정을 연기하면서까지 구글의 태도 변화를 기다렸지만 구글은 끝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정부 입장이 확고해진 만큼 구글이 입장을 바꿔 다시 신청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