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금융업체들과 핀테크 기업들은 어떤 관계일까. 서로 경쟁하는 사이인가, 아니면 보완해주는 관계인가.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산업은 그 관계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경쟁자(Competitor), 보완자(Complementor), 촉매자(Catalyst)가 그것이다.
이에 따르면 경쟁자는 핀테크 기업이 IT기술로 무장해 전통 금융 산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존재다.
예를 들어 기존 자산운용사를 위협할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회사인 웰스프론트, 글로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랜스퍼와이즈, 페이팔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보완자는 전통 금융사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제공한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안드로이드페이는 기존 금융사들과ㅢ 협업이 필수다.
민트, 요들리와 같은 핀테크 회사들도 개인의 금융정보를 모두 수집해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수많은 은행, 신용카드사, 자산운용사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들은 여러 금융산업분야를 아우르는 서비스다.
촉매자라는 말은 조금 낯설다.
가트너는 금융 서비스 회사(전통 금융사)가 핀테크 시장에서 경쟁을 돕는 핀테크 기업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자신들을 위협하는 핀테크 서비스에 대응해 이들과 경쟁할만한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를 금융사가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핀테크 업계에서는 촉매자를 두고 '테크놀로지 서비스 제공 사업자(TSP)'로 부르기도 한다.
가트너는 은행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핏페이(FitPay), 마켓플레이스 렌딩을 위한 리스크 관리 및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피어IQ(PeerIQ) 등을 사례로 들었다. 마켓플레이스 렌딩은 P2P대출의 개념을 확대해 개인 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도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시장을 말한다.
이밖에 어니스트앤영(EY), 인도 IT회사인 위프로(Wipro) 등이 전통적인 금융서비스회사들도 핀테크 시장에서 촉매자로 분류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핀테크 플레이어들이 경쟁자, 보완자, 촉매자를 넘나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페이팔은 소상공인들이나 중소기업들을 위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업용 뱅킹서비스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돕는 보완자 역할을 하는 한편 '페이팔 워킹 캐피털'이라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출서비스 제공하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 캐피털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캐비지(Kabbage)'라는 핀테크 기업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자동화된 신용평가 알고리즘에 따른 대출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분야에서는 전통 은행들의 경쟁사이지만 호주에서는 전통 금융사의 촉매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 3월 이 회사는 소상공인 대출을 위한 기술플랫폼인 '키카(Kikka)'을 라이선싱하기로 했다. 촉매자로서 전통 금융사들이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 다른 핀테크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돕는다.
클라우드 기반 가상 뱅킹 솔루션을 공급 중인 미국 Q2홀딩스가 인수한 소셜머니는 이전까지 '스마티피그(SmartyPig)'라는 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은행계좌개설을 지원하는 보완자 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코어프로라는 솔루션을 통해 기존 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등이 은행계좌를 통한 거래 내역을 처리하는 API를 제공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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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는 이렇게 글로벌 핀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사들 간 합종연횡이 일어나는 시기, 국내서는 어떤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전망하기 위해 오는 30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2회 파이낸스 이노베이션 컨퍼런스(FIC)'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전통 은행은 물론 이들의 경쟁자, 보완자, 촉매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