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발전방안이 지나치게 산업 진흥에만 초점이 맞춰져 시청자 권익 보호에 대한 논의가 간과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유료방송발전방안을 마련하면서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은 제대로 청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의 발전과 시청자 복지’ 세미나 토론 패널로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같이 지적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8월부터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반을 가동하고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유료방송산업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급변하는 국내외 미디어 환경에 맞춰 유료방송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부는 연구반이 제안한 유료방송 허가체계 단일화, 소유겸영 규제 완화, 디지털 보급 확대, 요금규제 완화, 사업자 책무 강화 등은 그대로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사업자간 이해관계에 따라 이견이 큰 ▲케이블 권역 폐지 ▲결합상품 ▲지상파 별도상품 주제는 향후 사업자 의견수렴을 거처 결정하기로 했다. 최종 정책은 12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선 미래부가 유료방송발전방안을 마련하면서 시청자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논의를 마무리단계까지 끌고 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책위원은 "미래부가 시청자 의견 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며 “공청회에도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반영될 기회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강 정책위원은 특히 유료방송발전방안에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위한 위한 법적근거를 마련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해 반(反) 시청자적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은 채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시키고 사업자 임의로 디지털 전환을 하려는 발상이 매우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강 정책위원은 또 지난 2012년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 종료로 시점에 케이블TV가 아날로그 사용자들을 흡수하면서 가입자를 늘려 당시 수익이 최고점에 이르렀는데, 이제 와서 수익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로 디지털로 강제 전환하는 것은 지나치게 사업자 관점의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도 "사업자들의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시청자가 좌지우지되면 안되는데 우리(시청자단체가)가 제어할 수 있는 선을 넘어 유료방송발전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또 "유료방송 발전 방안을 보면 시청자 복지는 생색내기처럼 하나 끼워넣은 정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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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팀장은 “유료방송발전방안이 사업자 중심으로 논의되면 규제완화에 대한 얘기만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시청자 중심의 방송발전방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산업 정책 결정에 시청자가 소외된 원인을 놓고선 미래부와 방통위로 방송산업 정책 결정이 이원화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효성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차기 정권에는 방송 정책을 일원화시키는 작업이 꼭필요하다”며 "되도록이면 감독기관인 방통위에서 맡는게 시청자 복지 차원에서 더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