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통령 독대' 정몽구·김승연 조사...이재용·구본무 예정

면담 경위 및 대통령 모금 여부 등 대화 내용 추궁

디지털경제입력 :2016/11/13 11:14    수정: 2016/11/13 16:03

정기수 기자

재계에도 '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정(司正) 한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7개 그룹 총수들 가운데 일부를 소환 조사했다.

13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사를 받지 않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이르면 이날께 소환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조만간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박 대통령과 개별면담을 한 7개 그룹 총수들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것을 통보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4일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단 간담회' 이후 비공개로 대기업 총수 7명과 따로 면담을 갖고, 미르·K스포츠 재단에 투자하도록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참석한 7대 그룹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다. 이들 그룹은 이후 설립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지원한 주요 기업들이다.

면담 석달 뒤인 지난해 10월 설립된 미르재단과 이듬해 1월 설립된 K스포츠재단에 이들 7개 기업을 포함한 대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출연했다. 삼성 204억원, 현대차 128억원, SK 111억원, LG 78억원, 포스코 49억원, 롯데 45억원, GS 42억원, 한화 25억원 등 53개 기업이 두 재단에 낸 돈은 총 744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정몽구 회장과 김승연 회장, 김창근 의장을 상대로 박 대통령과의 면담이 어떤 경위로 마련됐는 지와 면담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 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의 거론은 물론, 박 대통령이 기금 출연을 직접 요청했는지 등에 대해 집궁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총수들을 현재로서는 단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어 나머지 조사 대상자들도 검찰 출석 전까지는 구체적인 일정을 사전에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들 총수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박 대통령 조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한편 검찰의 본격적인 총수 소환에 대해 해당 기업은 물론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당 기업 모두 조사 자체가 비공개 소환으로 진행된 만큼, 실제 조사 시간 및 내용 등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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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박 모 부사장이 소환 조사를 받는 등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급 선에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던 현대차그룹 역시 전격적으로 이뤄진 총수 소환에 대해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정몽구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건 지난 2006년 6월 24일 현대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한 이후 10년 만이다.

다만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