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재계 1위 삼성에 대한 압수수색에 전격 착수한 데 이어 서열 2위인 현대차 부사장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오후 2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참고인 신분으로 현대자동차 박모 부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박 부사장을 상대로 현대차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자금 128억원을 출연한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순실씨의 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광고회사에 현대차그룹 광고를 맡긴 이유 등도 조사했다. 이 회사는 설립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현대차그룹 광고 6편을 수주,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두 재단에 대한 대기업의 자금 출연과 관련해 해당 기업 관계자를 소환한 것은 SK와 롯데, 삼성그룹에 이어 네 번째다.
앞서 전날 검찰은 특수본 내에 부부장검사 1명과 검사 2명으로 구성된 별도 기업수사 전담팀을 구성,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기금을 출연한 53개 기업을 전수조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연관된 해당 그룹 총수들의 소환도 검토 중이다.
관련기사
- 삼성 압수수색에 재계 초긴장2016.11.08
- 트위터 "최순실 관련 대화 3주간 500만건"2016.11.08
- 檢, '정유라 지원 의혹' 삼성 서초사옥 압수수색2016.11.08
- 미래부, '최순실 불똥'…예산확보 가시밭길2016.11.08
한편 특수본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수사관들을 보내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으며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280만유로(약 35억원)의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 자금을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송금했지만 실제로는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의 말 구매 비용 등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