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폰 249만9천원, 워크맨 349만9천원.
소니코리아가 지난 IFA 2016에서 첫선을 보인 ‘시그니처 시리즈’ 라인업의 국내 출시 구성품 가격이다. 다음달 중순에 나올 앰프(일본 소니스토어 기준 25만엔, 8% 세금 별도)에 30만원 값어치의 전용 케이블까지 더해 시그니처 시리즈 조합을 완성하려면 족히 1천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중형차 중고값에 맞먹는 값이다. 아티스트가 의도한 원음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엔지니어의 고집스러움까지 담겼다.
때문에 무공진 하우징 설계, 무산소동, 순금 도금, 콜슨계 구리 합금, 피보나치 배열 그릴 등 좀처럼 듣기 어려운 표현이 가득하다.
■ 헤드폰 + 앰프 + 워크맨, 플래그십 라인업 구축
소니가 선보인 시그니처 시리즈는 헤드폰 MDR-Z1R, 앰프 TA-ZH1ES, 워크맨 NW-WM1로 구성된다. 고해상도 오디오(HRA)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원음 재생 단계부터 증폭, 청음에 이르는 과정에 회사의 기술을 쏟아부은 셈이다.
우선 헤드폰 MDR-Z1R은 70mm 드라이버 유닛을 탑재했다. 초대형 다이내믹 드라이버다. 플라스틱 원판의 기본 형태와 달리 중앙 돔 부분은 마그네슘, 엣지 부분은 알루미늄 코팅 액정 폴리머 소재를 사용했다. 밀폐형 진동판은 노이즈를 줄일 수 잇는 설계가 도입됐다.
플래그십 워크맨 NW-WM1Z는 250mW의 출력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S-MASTER HX라는 신규 칩셋까지 개발해 탑재했다. 불필요한 저항을 줄이기 위해 순도 99.96%의 무산소동 주괴 절삭가공에 금도금 공법까지 거쳤다.
이 헤드폰과 워크맨은 기존 3.5파이 잭은 물론 4.4파이 밸런스드 잭을 지원한다. 이 역시 음질 개선을 위한 것이다.
내달 출시 예정인 소니 최초의 거치형 헤드폰 앰프는 디지털 앰프에 신호 보정용 아날로그 회로 설계를 더한 하이브리드 앰프다. 휴대용 앰프가 아니라 거치형으로 나온 것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그만큼 고해상도 음원 재생과 손실된 디지털 음원 복원을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 엔지니어의 열정으로 궁극의 공간감 구현
물론 대중 시장을 염두한 제품은 아니다. 일부 마니아 대상으로 판매에 중점을 두면서 회사의 기술력을 과시한 측면이 있다.
모리모토 오사무 소니코리아 대표는 “시그니처 시리즈를 통해 오디오 시장의 리더로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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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부터 소리(라틴어 Sonus)에 어원을 두는 회사만큼 고집스러움이 드러난다. 회사가 설립된 뒤 70년 동안 축적한 아날로그 사운드와 디지털 사운드 기술을 집약하고 융합해 담았다는 것이 소니가 시그니처 시리즈를 두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시그니처 시리즈 개발을 총괄한 소니 본사의 나게노 코지 수석 엔지니어는 “헤드폰에서 재생할 수 있는 최고의 음질을 선사하고자 했다”면서 “엔지니어들의 열정을 모아 궁극의 공간감을 구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