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 개발부문 신입사원 채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응시자들이 집에서 코딩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한 때문이다.
덕분에 이 회사는 몇 천 명이 동시에 코딩시험을 봐도 끄떡 없는 클라우드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었다.
최근 NHN엔터는 신입사원 채용 과정 중 하나로 자택에서 진행하는 코딩 테스트를 실시했다. 1차 사전테스트 형식인 이 시험은 총 4개 문제로 구성됐다. 자료구조 등을 활용해 지원자가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단계다.
NHN엔터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총괄하는 A-Flat 개발실 홍성봉 이사는 클라우드 활용 이유에 대해 "짧은 시간에 뛰어난 인재를 뽑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용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클라우드 기반 채용은 신입 사원 채용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경력에 비해 신입채용에 더 힘을 주고 있습니다. 얼어붙은 신입채용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많은 시간 고민해 클라우드 기반 신입채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채용 때 대행업체 대신 코딩 솔루션 활용
NHN엔터가 시작한 클라우드 기반 신입채용과정은 특별하다. 일단 채용과정에 대행업체를 쓰지 않았다. 대신 NHN엔터가 투자해 협력하고 있는 코다임이란 소프트웨어업체의 코딩 솔루션 구름과 NHN엔터의 클라우드 토스트를 활용했다.
"코다임의 솔루션 '구름'은 학교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코딩 솔루션인데, 몇천명 단위로 적용한 것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코드를 컴파일하고 실행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 상용화돼 대규모로 하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솔루션을 갖고 있는 것과 이를 활용해 서비스하는 건 굉장히 다른 문제다. 튜토리얼 커뮤니티 같은 경우엔 온라인에서 컴파일을 실행시킬 수 있고 돌려볼 수 있는데, 이를 실제로 프로덕트 레벨 서비스 단으로 올려 수천명이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는 얘기다.
NHN엔터 측은 실제 시험 응시자의 수 배 이상 규모로 미리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고,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 규모를 늘릴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뒀다.
"물리 장비가 아닌 클라우드 기반으로 수 천명이 시험볼 수 있는 인프라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더불어 지원자가 원하는 개발 언어를 선택해 코딩할 수 있도록 했죠. 시험 전에 시험 문제 방식에 적응할 수 있는 샘플 문제를 제공했고, 지원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도 웹으로 배포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홍 이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채용 과정엔 온라인 코딩 테스트 전형이 없었다. 주관식으로 프로그래밍 문제를 내 수천명을 일일이 채점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이 당시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도입한 온라인 코딩 테스트를 통해 채점이 자동화됐다. 덕분에 여러 차례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코딩 유사도 검사를 통해 혹시 모를 이슈에 대비할 수도 있었다.
자체 클라우드를 이용하니 채용 대행 외부업체를 이용하는 것 보다 테스트 비용을 70% 정도 절감할 수도 있다. 시험장도 불필요 하고 최소한의 운영인력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대한 많은 응시생에게 평등한 기회를 줄 수도 있다.
■ "클라우드 덕에 비용절감-좋은 문제 출제 일거양득"
NHN엔터는 이미 10년 이상 한게임이나 네이버, 라인 등의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IT기술과 운영력을 갖고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시험엔 2천500명에 조금 못 미치는 동시 접속자가 몰려 왔다. 홍 이사는 이 인원이 늘어나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용과정에 클라우드를 도입하면서 더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고 홍 이사는 주장했다. 시험 문제 하나하나에 더 많은 시간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 그동안 문제 출제만해도 A세트, B세트 등 버전을 다르게 해야 했는데,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온라인 코딩 문제는 한 세트만 있으면 돼 더 좋은 문제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게 홍 이사의 설명이다. 물론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시험 레벨이나 회사 측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신입사원 자격 요건은 뭘까.
홍 이사는 이러한 프리테스트가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고 숙지했으면 실력 발휘할 수 있는 레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본기를 강조했다. 막상 문제를 받아보면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합격률은 30%가 되지 않는다. 기본기가 없으면 통과하지 못 할 문제기 때문이다.
"사람을 잘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는 미션을 부여 받았는데, 어떤 측면을 중점을 두고 뽑을지 고민해본 결과 '기본기'가 정답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장에서 앉아서 코딩을 할 때, 혹은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서 코딩을 할 때 그 능력치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NHN엔터는 경력 시험을 볼 때에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숙제를 주고, 현장에서도 검증하는 등 다방면에서 응시생을 관찰하고 있다.
■ 프리테스트 끝나면 필더토스트 과정 거쳐
프리테스트 2차가 끝나면 NHN엔터만의 채용과정인 필더토스트가 응시생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은 하루 동안 이 회사 직원이 되는 것이다. 프로그래밍 하는 과제를 내는데, 회사 안에서 식사도 하고 근무도 하면서 문제를 풀고 회사 직원들이 코드 리뷰까지 해준다.
홍 이사는 이런 투자를 통해 지원자들의 배우겠다는 의지와 준비를 본다고 설명했다. 인사팀뿐 아니라 기술 리더들도 여기에 올인한다.
"어떻게 뽑고, 어떻게 가르칠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이런 전형을 마치고 나면 신입사원에 대한 회사 리더들의 만족도도 높고, 신입사원 스스로의 만족조도 높게 나타납니다. 토스트루키로 뽑히면 실무에 바로 투입해도 될 정도의 전투력을 갖추게 되죠."
관련기사
- NHN엔터, 페이코존 오픈...오프라인 결제 공략 가속2016.10.31
- NHN엔터, 2분기 영업익 103억원…전년比 '흑자전환'2016.10.31
- NHN엔터, ‘토스트 클라우드 캠퍼스’ 본격 구축2016.10.31
- NHN엔터의 커머스 전략을 주목하는 이유2016.10.31
토스트루키로 뽑힌 신입사원들은 3개월 동안 교육을 받게 된다. 소위 경력직들이 운이 좋아야 경험할 수 있는 기술이나 사례들을 이 때 다 배울 수 있다고 홍 이사는 강조했다.
"신입사원에 대한 투자가 당장은 힘들 수 있지만, 회사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회사가 클라우드를 도입한 신입 채용 전형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이유이죠. 이러한 채용 과정의 새로운 바람이 IT업계에 신입채용을 더 확대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