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경진대회 휩쓴 韓 자율차 전문가

[조재환의 미래車리더]조기춘 佛발레오 엔지니어

카테크입력 :2016/10/26 07:48    수정: 2016/10/26 08:44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다.

대다수 자동차 업계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를 오는 2030년 이후로 내다봤다. 기술은 이미 개발됐지만, 이같은 기술을 뒷받침해줄 사회적 인프라 또는 제도가 활성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테슬라의 내년 완전자율주행차 생산 선언으로 상용화 시기가 점차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빨라지는 완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흐름을 맞추기 위해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인 엔지니어가 있다. 주인공은 조기춘 박사다.

조기춘 박사는 프랑스의 대표 자동차 부품사로 알려진 발레오(Valeo)에서 운전자지원연구팀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ADAS 1세대’ 만도 최재범 박사의 추천을 받아 지디넷코리아 ‘미래車리더’ 여섯 번 째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프랑스 발레오에서 운전자지원연구팀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조기춘 박사 (사진=조기춘 박사 제공)

■현대차 주최 경진대회 4차례 우승 경력

조기춘 박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현대자동차, 한국수입차협회 등에서 인정하는 자율주행차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올해 3월에는 한양대 지능형 미래자동차 창의인재양성 사업팀 소속으로 정부 BK21플러스사업 우수 참여 대학원생으로 선정돼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조 박사는 한양대 재학 시절에 학교 내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에서 자율주행차 시스템 연구에 매진했다. 자신의 연구 역량을 대외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지난 2010년, 2012년, 2013년, 2014년 현대자동차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최하는 자율주행차 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는 한국수입차협회 자동차산업 인재육성 프로그램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연구실 팀원들과 같이 열심히 연구개발해 참여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다국적 기업인 발레오를 포함해 국내외 산업체와 공동연구를 할 수 있게 됐죠.”

조 박사와 발레오 간 인연은 발레오와의 공동 연구 진행 후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발레오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회사 내 혁신적인 센서기술의 우수성을 알게 됐다는 것이 그가 밝힌 발레오의 첫 인상이다.

발레오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갖게 된 조 박사는 스스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발레오 연구소에 입사 지원서를 냈고, 발레오는 조 박사를 받아들였다.

프랑스 발레오의 규모를 나타내는 인포그래픽 (사진=발레오)

■환경, 자율주행에 비전 갖는 발레오

지난 1923년 설립된 발레오의 올해 현재 직원수는 8만2천800여명에 이른다. 프랑스를 포함해 노르웨이, 스페인, 중국, 인도, 영국, 인도네시아, 미국, 한국 등을 포함한 총 30개 국가에 자체 사무실을 마련해놓고 있다. 조 박사에 따르면 발레오의 연구개발센터 수는 총 50여개에 이른다.

조 박사는 발레오가 크게 두 가지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파워트레인 등의 신기술 개발을 통한 이산화탄소 감소며, 두 번째는 직관적 운전개발시스템 개발이다.

“현재 발레오에서는 이산화탄소 감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스템, 스마트 LED 램프 개발 등에 나서고 있구요. 운전자의개입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완전자율주행시스템 개발을 위해 회사 내에서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발레오가 현재 자율주행차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유는 레이져 스캐너, 라이다, 카메라 등의센서기술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하려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발레오의 'Drive4U' 기술이 탑재된 차량 (사진=조기춘 박사 제공)

■발레오 자율주행차 기술의 핵심 ‘Cruise4U & Drive4U'

요즘 발레오는 총 두 가지 종류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Cruise4U’와 ‘Drive4U'다.

‘Cruise4U'는 미래 부분자율주행을 위한 프로젝트로 고속도로 자율주행, 교통체증 지원시스템 등의 기능을 통합하는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Drive4U'는 복잡한 도시 환경속에서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세상을 꿈꾸는 프로젝트다.

조 박사는 이 두 가지 프로젝트 중 ‘Drive4U'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 내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위치추정 및 경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저는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지능을 컴퓨터 또는 전자제어장치를 통해 자동차에게 부여하는 과정에 대해서 대학생 때부터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흥미는 몇 년이 지난 후 발레오 같은 다국적 기업에서 자율주행차를 직접적으로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발레오는 똑똑한 엔지니어 없이는 스마트카가 나올 수 없다는 이념을 가지고 있다. (사진=발레오 홈페이지 캡처)

■“자율주행차 보안 산업 대두될 것”

발레오는 B2C(기업과 고객) 구조보다 B2B(기업과 기업)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완성차 업체와 사업 관련 협약을 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조 박사도 보안을 중요시하고 있는 발레오사 회사 내규에 맞춰 지디넷코리아의 인터뷰 질문에 답했다.

이를 감안해 조 박사에게 향후 자율주행차 산업 흐름을 예상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무인 발렛 파킹 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조 박사는 “발레오의 경우 자동주차시스템의 선두 주자며, 현재 많은 양산 자동차에 이같은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며 “현재 ‘Valet Park4U 프로젝트를 통해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없는 무인 발렛 파킹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술은 테슬라가 최근 발표한 무인 주차 및 출차 시스템 ’스마트 서몬‘과 자존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자율주행 시장의 미래에 대해 조 박사는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활성화 되면 운전에 대한 부담 감소로 운전자의 생산성, 편의성이 향상될 것입니다. 또 보험 및 수송산업의 구조도 많이 바뀔 것입니다. 또 자율주행시스템 보안과 같은 새로운 산업의 중요성도 대두될 것입니다.”

조 박사는 이같은 사회적 흐름 또는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정부, 타 산업 관계자 등과의 대화를 통해 미래수송시스템에 대한 연구목표를 세우면 자율주행차 시대 실현이 빨라진다는게 그의 의견이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자율주행차 산업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하자 조 박사는 융합을 강조했다.

“자율주행차는 종래 자동차산업 중심인 기계금속공학 뿐만 아니라 전기, 전자, 컴퓨터, 정보통신 등의 다양한 공학기술과의 융합이 필수입니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싶다면 이를 염두해두고 공학기술에 대한 계속적인 접근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같은 이론에 대한 기본기가 쌓인다면, 급변하는 스마트카 세상에서 흔들림 없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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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박사는 ‘미래車리더’ 다음 주자로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 본사에서 전기차 관련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신민석 박사를 추천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신민석 박사와 연락이 닿는대로 ‘미래 車리더’ 다음 편을 준비할 계획이다. 만일 주변에 획기적인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거나, 스스로 스마트카 관련 기술에 대해 알리고 싶다면 이메일(jaehwan.cho@zdnet.co.kr)을 직접 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