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갤노트7 단종은 현명한 결정"

안술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 인터뷰

홈&모바일입력 :2016/10/25 10:45    수정: 2016/10/27 08:29

정현정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제품이 사라지면서 악성 이슈들이 더 번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최근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에서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관해 이같이 분석했다.

굽타 책임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이 삼성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중저가 판매량도 줄어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영향이고 장기적으로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직접적인 손실액을 7조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가트너는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가 전망된다. 다만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경쟁사인 애플이 얻을 반사이익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갤럭시노트7 구매자들은 대부분 안드로이드와 삼성의 골수팬으로 애플 아이폰7으로 확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안드로이드 프리미엄폰을 계속 사용한다면 LG V20나 구글이 굉장히 좋은 타이밍에 내놓은 픽셀폰 구매를 고려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대 경쟁작으로 꼽혔던 갤럭시노트7 단종과 신제품 아이폰7 출시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올해 역성장이 전망된다.

가트너는 올해 상반기 애플 아이폰 출하량은 7% 감소했고 올해 통틀어 보면 3~4%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 가트너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안술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 (사진=가트너코리아)

굽타 연구원은 "애플의 부진은 중국 지역에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첫 번째 이유로 iOS 설치기반이 거의 정점에 도달한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이폰7 같은 경우 방수방진과 듀얼카메라 등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폰6 등 기존 모델 대비 소비자들의 교체수요를 자극할 만한 특별한 기능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전망도 밝지 않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와 올해 내놓은 G4와 G5 등 주력 모델들이 연이은 부진을 겪으면서 5분기째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굽타 연구원은 "LG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데 실패했고 다양한 소비자 세그먼트 공략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프리미엄 히트상품 부재로 전반적인 판매량이 부진하고 재정난으로 기술적인 투자를 못하다보니 혁신제품 못 내놓는 악순환에 덫에 걸려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전통적인 스마트폰 시장 강자들은 위기에 빠졌지만 신흥 강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비보, 오포, 지오니 등 중국 2세대 제조사들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비보나 오포 같은 중국 제조사들이 전면 탑재 카메라 성능을 높이고 자체 개발한 급속충전 기능을 탑재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라는 것을 구축하고 온라인 위주에서 오프라인 채널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성공 포인트가 된 것 같다"면서 " 일단 중국 같은 경우 전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두각을 보이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현지 업체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최상위권 순위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순으로 변함이 없겠지만 오포가 4위로 올라서고 5~7위권에서 중화권 제조사들의 각축전이 펼쳐지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특히 2020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를 보이는 가운데 200달러 이하 저가폰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0년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33~34%, 중저가폰 비중은 38~39% 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200달러 이하 저가폰으로 채워질 것으로 가트너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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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폰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신흥 제조사들의 대응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혁신을 가속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상용화 할 것으로 가트너는 내다보고 있다. 또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도 더 많은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굽타 연구원은 "프리미엄 제품이 중요한 이유는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중저가까지 파급효과가 미치면서 전체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스마트폰에 있어서도 가상개인서버(VPS),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감정 인식, 제로유저인터페이스 등 소비자 경험을 증강시킬 수 있는 분야에서 기술 혁신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