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vs SKB, 기가인터넷 속도 경쟁 '점화'

10Gbps 시대 '임박'..."UHD- AR·VR 시대 필수"

방송/통신입력 :2016/10/24 17:06    수정: 2016/10/24 17:40

기가인터넷 속도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10Gbps, 40Gbps 까지 가능한 기가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나서면서 초고속인터넷 속도 경쟁이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가 지원하는 기가인터넷은 풀HD 영화를 3초 이내에 다운받을 수 있는 속도다.

기가 인터넷 속도 경쟁은 현재보다 다가올 미디어 격변기를 준비하는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현재는 10기가, 40기가 인터넷을 이용할 만한 콘텐츠가 별로 없지만, 향후 초고화질(UHD) 콘텐츠나 가상 증강현실(AR-VR) 콘텐츠, 홀로그램 등 초대용량 콘텐츠 서비스가 확산되면 좀 더 빠르고 안정적인 기가 인터넷 기술이 필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가인터넷 보다 10배 빠른 10G 시대 '임박'

KT는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가 인터넷 2.0 계획을 공개하며, 현재 기가 인터넷 속도(1Gbps)보다 10배더 빠른 10기가(10Gbps) 인터넷 시범 서비스를 내년도 부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초고속인터넷(100Mbps)에서 풀HD영화(4GB기준) 한편을 다운받으러면 약 5분이 걸린다. 그러나 기존 초고속 인터넷 보다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으로는 약 33초가, 여기서 또 10배 빠른 10기가 인터넷 환경에서는 단 3초면 다운로드가 끝난다.

KT는 내년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 광역시의 주요 지역(랜드마크)에서 10기가 인터넷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상용화는 향후 콘텐츠 생산 및 소비환경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으로, 오는 2018년도 쯤에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과 함께 기가인터넷보다 40배 빠른 40기가(40Gbps) 인터넷 기술을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이 속도라면 이론적으로 풀HD 영화 한편을 1초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9월 말부터 서울 지역 아파트 고객을 대상으로 이 기술을 시범서비스하고 있다. 상용화는 내년에 계획하고 있다. SK브로드 밴드의 40기가 인터넷은 통신국에서 가정 주변까지 가는 광케이블의 속도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통신국에서 가정 주변 광케이블까지 가는 속도가 향상되면 1기가급 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이 훨씬 안정화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가입자들의 수요가 있을 경우 별도의 장치를 갖추면 가정에도 40기가 서비스가 가능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이 크다”고 덧붙였다.

가정에서 실제 1기가 이상의 인터넷 속도를 요구하는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톤 하버드대 메모리얼홀 특별강연에서 “오는 2020년이 되면 네트워크 속도가 지금보다 10배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14년 1기가 인터넷이 처음 등장한 이후 6년 만에 다사 10배 더 빠른 10기가 인터넷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다.

기가 인터넷 왜 필요할까?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아직 기가급 인터넷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UHD 콘텐츠, VR·AR, 홀로그램 등 초대용량 콘텐츠가 확산되면 기가 인터넷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가인터넷에 관심이 많은 고객들은 게임 유저들로 1초미만의 딜레이(지연)에도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기가인터넷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지만, 이외에 일반적으로 웹서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할 때는 현재 초고속인터넷으로도 충분하다는 게 고객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형태의 대용량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 라면, 기가 인터넷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내년에는 수도권에서 지상파UHD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다. 전체 방송 시간 중 5%가 UHD콘텐츠로 만들어지고 2020년에는 25%, 2023년 50%, 2027년 100% 등으로 점차 확대된다. 이미 케이블TV 채널 중엔 ’스카이 UHD1’,스카이 UHD2', ‘UXN’, '아시아 UHD’ 등 다수의 UHD 방송 전문 채널이 운영중이다. 또 글로벌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는 UHD콘텐츠도 600 시간 분량에 이른다.

VR콘텐츠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VR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VR시장 규모는 지난해 9600억원에서 2020년 5조7000억원 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풀HD영상보다 4배 더 해상도가 높은 UHD콘텐츠나 360도 화면을 모두 담은 VR콘텐츠는 기존 콘텐츠 보다 데이터 용량이 커, 이를 원활하게 전송하려면 기가인터넷 인프라가 뒷받침 돼야 한다. 이때문에 콘텐츠 시장의 성장과 기가 인터넷 성장은 필연적으로 동반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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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중 기가 인터넷 사업에 가장 많은 화력을 쏟아 붇고 있는 KT는 실제, 기가인터넷 사업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KT는 전체 인터넷 가입자 845만 명 중 약 24%인 200만명이 기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KT관계자는 "기가 인터넷 요금이 5000원~1만원 가량 더 비싸기 때문에 기가 인터넷 사업이 성장할 수록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이에 힘입어 올해 초 흑자전환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