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선언한 중국 러에코, 어떤 기업?

중국 IT엔테테인먼트 기업 러에코가 미국 시장 공략의 첫 발을 내디뎠다.

러에코는 19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행사를 열고 다음 달 출시할 스마트폰과 스마트TV과 자율주행 스마트카 및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진출 계획을 밝혔다고 IT매체 씨넷이 보도했다.

러에코는 다음 달 스마트폰 르프로(LePro)3, 르S3(Le S3)과 저가형 스마트TV 수퍼4 시리즈, 85인치 스마트 TV 유맥스85(uMax 85)를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르프로3은 5.5인치 화면에 퀄컴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 64GB 저장공간, 4GB, 4,070mAh 배터리를 갖춘 폰이다. 가격은 399달러로, 초기 행사 기간에 구입하면 100달러를 할인해 준다. 유맥스85는 선명한 화질에 하만카돈의 스피커를 탑재한 85인치 스마트TV로, 가격은 5000달러다.

러에코는 행사장에서 스마트폰, TV 이외에도 자율주행 스마트카, VR 헤드셋, 스마트 자전거,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 러에코는 어떤 회사?

러에코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TV를 제조하고 영화 제작,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여기에다 호스팅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제공해 IT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통한다.

이 회사 북미 영업 최고책임자인 대니 보먼은 “만약 당신이 애플, 아마존, 파라마운트 픽쳐스, 테슬라, 우버,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를 결합해서 사용하고 있다면, 중국에서는 이를 러에코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온라인 동영상 포털 ‘르TV(LeTV)’로 시작한 러에코는 최근 스마트폰, TV 생산, 영화 제작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회사 이름을 러에코로 바꿨다.

러에코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다. SA자료에 따르면, 작년 대비 스마트폰 출하량이 500% 가량 늘었다. 물론, 출하량으로 보면 아직 애플과 삼성에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올해 러에코 스마트폰 출하량은 2천500만 대로 전망되고 있다. 아이폰은 올해 2억 500만대의 스마트폰을, 삼성전자는 3억1천500만대의 기기를 출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미국 진출 기반 구축

19일 첫 행사를 열었지만 러에코는 오래 전부터 미국 진출 기반을 닦아왔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약 2천500평 규모의 미국 사무실을 개설했고, 6월에는 야후로부터 미국 산타클라라 인근의 부동산 6만 평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 곳은 R&D 센터로 사용하기 위한 용도다.

구글, 삼성, 퀄컴 등 주요 IT기업에서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주목할 만한 인물은 삼성전자의 미국 모바일 마케팅을 책임졌던 토드 펜들턴이다. 그는 삼성의 ‘넥스트 빅 씽’ 캠페인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위해 전 파라마운트 픽쳐스 회장 아담 골드만도 영입했다.

대규모 투자는 기업 인수로도 이어졌다. 러에코는 지난 7월 미국 TV 제조사 ‘비지오’를 20억 달러에 인수했고 지난 달에는 영국 콘텐츠 회사 ‘다이커터미 크리에이티브 그룹’도 손에 넣었다. 회사 측은 혁신 기지를 미국에 구축했고, 이 곳에서 자율주행 차량과 인공지능, 머신러닝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커런트 애널리시스 분석가 아비 그린가트는 "러에코는 내가 본 기업들 중 가장 야심 찬 기업 중 하나다."고 말했다.

■ 다른 중국기업들과 다른 점은?

그 동안 미국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주로 저가 전략을 썼다. 하지만 러에코는 조금 다르다. 러에코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엔터테인먼트 등을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관점으로 미국 시장을 보고 있다.

러에코는 중국 시장 성공의 발판인 하드웨어에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전략을 미국에서도 펼칠 예정이다. 러에코는 사용자가 같은 회사의 기기와 온라인 서비스로 연결되어 있을 때 사용자에게 더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회사 이름에도 반영되어 있다. ‘러(le)’는 중국말로 ‘행복’을 ‘에코’는 ‘생태계’를 뜻한다.

러에코는 저가 정책을 피하고 있다.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TV, 스마트폰 등의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나 호스팅 등으로 돈을 벌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저가에 제품을 공급하던 기존의 방법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고 롭 챈덕 북미 R&D 최고 책임자가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대한 포부

러에코는 하드웨어 회사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르에코 기기들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 행사 발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 달에는 파라마운트 임원을 영입해 미국 LA 영화 제작 및 동영상 사업을 본격화 했다. 중국최대 영화 스튜디오이기도 한 러 비전 엔터테인먼트(Le Vision Entertainment, 이하 LeVE)는 영화 제작 뿐 아니라 TV, 온라인 영화, 가상현실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eVE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영화를 만들어 개봉하는 것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채널에 콘텐츠를 유통시킬 예정이다. 회사측은 영화 박스오피스의 성적과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콘텐츠 유통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해 넷플릭스, 바이스 등의 업체와도 제휴했다고 밝혔다.

■ 러에코의 도전, 과연 성공할까?

현재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AT&T와 같은 통신 사업자들로부터 구입하고 있다. 러에코는 웹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스마트폰을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