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하이퍼레저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만든다

인터넷입력 :2016/10/20 07:38

손경호 기자

글로벌 금융업계에 블록체인 도입 열풍이 부는 가운데 코스콤이 내년 중 국내에도 증권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리눅스 재단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사들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를 활용해 국내서도 블록체인을 일종의 거래장부(분산원장)로 써보겠다는 것이다.

19일 코스콤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코스콤 기술연구소 R&D부 최기우 부서장.

코스콤은 지난 4월~8월까지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스케일체인과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을 자본시장에도 도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개념검증(PoC)을 완료했다.

코스닥과 같은 공식 주식거래 시장과 별개로 운영되는 장외시장에서 투자자들 간 채권을 매매할 때 이들 간 거래내역을 블록체인에 기록한 뒤 매매를 확정해 체결이 이뤄지기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는지를 검증한 것이다.

코스콤 기술연구소 R&D부 최기우 부서장은 시연을 통해 가상의 장외시장에서 국민주택 채권에 대한 블록체인 상 장외협의매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장외시장에서 이뤄지는 채권 매매는 채권을 사고 팔려는 사람들이 현재 가격을 검색한 뒤에 실제 판매할 가격을 전용 메신저를 통해 확정한다. 그 다음으로는 확정된 내역이 각각 매도자, 매수자가 이용하는 증권사를 통해 주문을 내면 일반적으로 약 이틀 간 포스트 트레이드라고 불리는 전산작업을 거쳐 매매가 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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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기존 방식은 최소 이틀 간 시간이 지나야지만 거래가 확정된다는 점이다. 최 부서장에 따르면 포스트 트레이드 작업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채권 매매가 확정되는 순간 장부정리까지 끝나게 된다. 거의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초당 7건의 거래내역만 블록체인에 기록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코스콤과 스케일체인이 검증한 방식은 초당 약 2천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다. 최 부서장은 "채권, 현금 간 동시 거래가 이뤄질 경우 초당 200건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의 장외시장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채권 매매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코스콤이 이러한 기술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코스콤 기술연구소 정동윤 소장은 "내년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하는 하이퍼레저 기반 블록체인 거래 플랫폼에 아직까지는 어떤 비즈니스를 태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외에 증권거래소에서 비용절감, 업무처리시간 단축 등을 이유로 인증, 이체, 장외시장 거래, 청산결제 등에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방안들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장외시장 채권매매 과정. 뒷단에서 이뤄지는 전산처리작업(포스트 트레이드)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